[이석채 KT 회장 사의 표명] 檢 압박에 결국…KT 수장 정권 초 불명예 퇴진 또 되풀이

입력 2013-11-03 21:29  

이석채 "솔로몬 앞 어머니 심정으로 결단"
고액연봉 시비…"급여·성과급 숨김없이 공개"



[ 양준영 기자 ] 이석채 KT 회장이 검찰의 수사 압박에 사임하면서 5년 전 남중수 전 사장에 이어 최고경영자(CEO)가 불명예 퇴진하는 전철을 밟게 됐다. KT 이사회는 이 회장이 조속한 시일 안에 후임 CEO를 선정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왜 사퇴했나

이 회장은 3일 이사회에 사임의사를 전달한 뒤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퇴 사실을 알렸다. 이 회장은 이메일에서 “KT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더 이상 현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임직원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회사가 마비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전인 지난해 말부터 거취 문제로 시달려왔다. 지난 8월에는 청와대가 ‘대통령의 뜻’을 언급하며 이 회장의 조기 사임을 종용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 주파수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장수의 명예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가 지난 2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린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아프리카 사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 이번 사태를 정면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배임 혐의 고발 건 외에 비자금 조성 등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이르면 이번주 중 이 회장의 소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더 이상 버티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이사회에서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모든 혼과 힘을 기울여 중요한 과제를 처리하고 후임 CEO가 개선된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회사 발전에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의혹들로부터 회사가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자신의 급여와 장기성과급도 한치 숨김없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후임 회장 선임 절차는

이 회장의 사임으로 KT는 또다시 ‘CEO 교체 리스크’에 휩싸이게 됐다. KT는 공기업으로 있다가 2002년 정부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순수 민간기업이 됐다. KT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은 정부가 인사에 개입할 근거는 없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 선임에서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전임자인 남중수 사장도 2008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1년을 버티지 못했다. 정권 교체 후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버티다 검찰 수사로 구속되면서 중도 사퇴했다. 이 회장도 지난해 연임에 성공,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는 상태다.

KT 이사회는 조만간 CEO추천위원회를 구성, 후임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KT 정관에는 퇴임일자 기준 2주일 이내에 추천위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CEO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현재 7인)과 사내이사 1인 등 8명으로 구성된다. CEO추천위원회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며 선정된 후보를 주주총회에서 결의하게 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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