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고객 증가에 증권사 표정관리 힘든 까닭은…

입력 2013-11-04 13:43   수정 2013-11-04 18:17

국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났다. 일부 증권사는 '동양 사태'로 반사 이익을 누리면서 표정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에서 1억원 이상 증권계좌를 보유한 고객 수는 지난 9월말 기준 총 27만35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4.1%, 올 6월 말보다는 7.5%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로는 삼성증권(6600명) KDB대우증권(4000명) 한국투자증권(3800명) 현대증권(2600명) 우리투자증권(2100명) 순으로 3개월 간 증가폭이 컸다.

우선 국내 증시 호조에 기존 고객의 평가금액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9월 말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3개월 전보다 7% 넘게 뛰었다.

업계는 새로 유입된 고액 자산가 중에선 동양증권 이탈 고객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는 대형 증권사로 '큰 손'들이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억대 고객'이 9월 말 기준 총 8만2000명에 달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다. 업계 특성상 월 단위 내부고객 자료를 공개하지 않지만 동양증권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9월 한 달간 유입된 고객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9월 동안 1억원이 넘는 계좌를 가진 고객이 많게는 하루 200명 이상 넘게 들어왔다"며 "동양증권에서 은행권으로 피신한 숫자를 제외하고 절반에 가까운 수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다음으로 억대 계좌 고객수 증가폭이 컸다. 지난 6월 말 이후 3800명(7.6%)이 늘어 9월 말 총 5만3400명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양그룹 사태 이슈와 관련해 안정성을 강조한 마케팅과 함께 증시 상승에 따른 다양한 금융상품 마케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한편에서는 동양 사태 이후 고액 자산가 유치 실적을 내세우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일부 업체들이 동양 사태를 이용해 과도한 마케팅을 벌여 업계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로 억대 고객수가 많이 늘어난 KDB대우증권 측은 "내부적으로 동양사태와 실적을 연결짓기 부담스러워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중심으로 동양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을 파악하고 업계 내부에서 서로 확인도 하지만 외부 공개는 꺼려하는 분위기가 일부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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