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보수 사상 최저…'0.9% 벽' 깨졌다

입력 2013-11-05 21:42  

지난달 0.87%…치열한 판매 경쟁·채권형펀드 비중 높아져


[ 조재길 기자 ]
소비자들이 각종 펀드에 가입한 뒤 판매·운용사에 납부해야 하는 보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보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형 펀드 비중이 높아진 게 원인이다. 보수 하락에 따라 국내 50여개 운용사들의 수익이 줄면서 당장 구조조정 압박이 커지고 있다.

◆‘0.9% 벽’도 깨진 펀드 보수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펀드의 평균 총비용비율(TER)은 지난 9월 말 기준 0.87%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 달(0.91%) 대비 0.04%포인트 낮아져 ‘0.9% 벽’마저 깨졌다. 최고치였던 2007년 12월(1.72%)에 비해선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펀드 TER은 운용과 판매보수, 수탁료, 사무관리비 등의 총보수에다 회계감사 비용, 세금 등 기타 관리비용까지 합한 개념이다. 펀드에 들 때 증권사 은행 등에 일회성으로 내는 판매수수료와는 다른 ‘숨은 비용’이다. 펀드 평가업체인 KG제로인이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과 보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보수가 저렴할수록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펀드를 굴려 발생하는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하는 방식인 만큼 펀드별 TER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펀드 보수가 하락한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저금리 속에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김 본부장은 “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비용절감 압력이 커졌고 판매·운용사 간 보수인하 경쟁이 불붙었다”고 말했다.

주식형에 비해 보수가 절반 수준인 채권형 펀드가 늘어난 것도 주요 배경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펀드자산은 199조원 규모로 작년 말 대비 7조원쯤 늘었지만 주식형 비중은 45.1%에서 40.8%로 오히려 감소했다.

◆‘온라인 펀드 마트’ 등장 초읽기

펀드 보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가입자 입장에선 그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수익이 계속 줄고 있어서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저성장, 저수익,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을 높이려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운용사들도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펀드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상장지수펀드(ETF)와 연기금 시장 등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계에선 내년 3월 말 ‘온라인 전용펀드 시장’을 표방하고 있는 펀드 슈퍼마켓이 등장하면 운용사 간 보수 인하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일반 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할 때와 비교할 때 펀드 보수를 절반 이상 확 낮추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수인하 경쟁이 장기적으로 펀드 가입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수가 낮아지면서 펀드자금의 유·출입이 더욱 활발해진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며 “운용사들은 보수인하보다 상품 차별화 쪽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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