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영 기자] 같은 학력, 동반입대, 동반제대, 오랜 숙소생활, 10년째 부부만큼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는 언터쳐블 슬리피와 디액션이 신곡 ‘배인(Vain)’으로 컴백했다. 지난 6월 제대 후 싱글곡을 내긴 했지만 대대적인 방송과 인터뷰 등 프로모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삐뚤게 쓴 모자, 자유로운 말투는 예전과 같았지만 2년 6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언터쳐블의 내면은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10월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만난 언터쳐블은 “그동안 너무 현실에 안주하고 있던 것 같다. 언더 시절 그토록 간절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당연해졌다. 언터쳐블이라는 이름으로 가요계에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고, 음악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생각났다”고 아쉽기만 한 지난날을 회상했다.
언더에서 실력파로 이름을 날리며 많은 힙합 마니아 팬을 보유하고 있던 슬리피와 디액션은 현재 시크릿, B.A.P등 대형가수를 보유한 TS엔터테인먼트 첫 아티스트로 소속을 옮긴 후 본격적인 오버그라운드 활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앨범 제작에 쏟은 정성에 비해 호응은 적었고, 그나마 그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던 마니아 팬층까지 돌아서면서 음악활동 10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위세를 떨치지 못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지금까지 언터쳐블 활동은 ‘요령부족’이었다.
“처음 정규 1집은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대중적인 것만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아예 가요 앨범이 돼버렸고요. 중간에 싱글, 미니앨범을 계속 발표하다가 2집땐 쌓여있던 힙합 갈증을 풀어내기 위해 사우스, 웨스트 등 모든 힙합 장르를 다 수록했는데 오히려 그게 중구난방이더라고요. 좋게 말해 다양성이지, 사실 언터쳐블 색깔이라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디액션)
그래서 새 앨범 ‘TRIP’은 뭔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행’이라는 큰 그림 안에 보다 성숙해진 감성으로 자신들이 지나온 길을 하나씩 되짚기 시작했다. 총 5트랙 전곡의 작사를 맡은 언터쳐블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가사로 자신들이 느끼고 깨달은 일상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냈다.
“10곡 넘게 작업했는데 콘셉트에 신경을 쓰느라 가장 좋은 4곡을 추렸어요. 마지막 5번 트랙은 제대하자마자 발표한 곡을 넣었어요. 홍보를 안해서 많이들 모르시는데 아깝더라고요. 어쨌든 5곡만 싣게 돼서 곡 수에 대한 아쉬움이 제일 많아요” (디액션)
이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트랙리스트 선별 과정에서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다. 최대한 가요 느낌을 피하되 언더스럽지 않을 것, 대중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힙합이어야 할 것, 너무 발랄하거나 튀는 곡은 제외할 것 등이 그 원칙이다.
애절한 기타 리프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가사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배인’이 힙합곡이지만 오히려 가요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이 기준 때문이다. 대신 힙합에 목말라 있을 기존 팬들을 위해 1, 2번 트랙에 19금 판정을 받을 만큼 강렬한 곡을 실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저희 둘 다 나이 앞자리 수가 바뀌었거든요. 이제는 동생들이나 다른 가수들, 대중들에게 좀 더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배인’ 같은 경우도 겉모습은 이별얘기지만 가사를 보면 인생 얘기거든요. 차차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야죠” (슬리피)
바로 몇 달 전 랩 실력이 부끄러워질 만큼 날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언터쳐블. 무엇보다 최근 리쌍, 다이나믹듀오, 프라이머리 등 힙합 가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가슴 벅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11월이 아무리 ‘대란’이라고는 하지만 아이돌 시장에서 뮤지션들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라 좋은 것 같아요. 다 쟁쟁한 분들인데 뭐랄까, 겁이 나는 것 보단 재밌고 흥겨워요. 이번에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도 김C, 빈지노, 프라이머리같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많이 노출되는 걸 보니 좋더라고요” (슬리피)
단순이 이들 사이에 묻어가겠다는 건 아니다. 그저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형 동생들이 잘 되는 것이 좋을 뿐이고, 이제라도 그들처럼 제대로 된 음악의 길을 걷고 싶다는 얘기다.
“인지도가 부족한 건 매번 아쉬워요. 예능을 안 해서일수도, 음악이 아쉬웠을 수도, 사건사고가 많아서 일수도 있겠죠. 옛날엔 기회가 와도 기회인지 몰랐어요. 언더에 있을 땐 방송에서 한 번이라도 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좋은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모든 게 당연시 된 거죠. 이번엔 초심으로 돌아가서 저희가 모든 걸 다 신경 썼어요. 어떤 의미로는 첫 앨범이에요. 이 앨범도 지나고 나면 후회하는 날이 오겠지만, 그만큼 저희는 또 반성하게 되겠죠” (슬리피)
언터쳐블이 잠시 쉬는 동안 가요계는 참 많이 변했다. 모든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제가 부활하고, 슈퍼루키 탄생보다는 실력파 가수에 더 많은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론상으로는 팬덤이 아닌 실력으로 싸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꿈’에 대해 물었더니 1위가 아닌 콘서트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2009년 정규 1집 발매할 때 미니콘서트 형식으로 쇼케이스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뒤로 한 번도 단독콘서트를 가질 기회가 없었어요. 힙합 공연이 늘어나는 추세라 여기저기 출연 요청이 왔었는데 컴백 전에는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단독콘서트, 그거 정말 우리의 꿈이예요” (사진제공: T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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