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를 만든 피카소·달리의 힘

입력 2013-11-21 21:00   수정 2013-11-22 04:54

미술관 옆 MBA / 신인철 지음 / 을유문화사 / 376쪽 / 1만8000원


[ 서화동 기자 ]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ZARA)는 계절 단위가 아니라 2주에 한 번씩 신제품을 내놓는다. 합리적 가격에도 디자인과 품질은 명품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스페인의 미술 전통에 있다. 스페인은 가우디, 피카소, 달리, 벨라스케스 등 대가를 키워낸 나라답게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인 프라도미술관을 갖고 있다. 이런 대가들의 그림을 일상에서 접하고 감상하며 다져온 스페인 사람들의 탄탄한 기본기와 핵심 역량이 자라의 디자인 파워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미술관 옆 MBA》의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 유수의 박물관·미술관 20곳을 선정해 이를 만든 사람들과 소장 작품, 일화 등을 소개하는 한편 여기서 기업이나 개인들이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경영전략을 포착해낸다.

1977년 어느 날,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지스카르 데스탱의 목소리였다. 1900년 만국박람회 때 지었다가 몽파르나스역이 생기면서 1939년부터 흉물로 방치돼온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활용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였다. 새로 만들 미술관에 어느 시기, 어떤 사조의 미술품을 전시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고 시간만 허비했다. 결국 데스탱은 새로운 미술관은 특정 시기에 국한된 전문 전시시설이되 그 범위는 현대 이전, 중세 이후가 돼야 하며 전시 형태도 루브르나 곧 문을 열 퐁피두와는 달라야 한다고 조정안을 제시했다. 데스탱의 타협과 절충은 결국 7년의 대대적 공사 끝에 오르세미술관 탄생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이 사례를 통해 전략적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데스탱은 두 가지 이상의 전략적 방향과 주장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최적의 답을 찾아냄으로써 ‘패러독스 경영’을 실천했던 것이다.

저자는 또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는 리더의 헌신과 솔선수범의 중요성을 읽어낸다. 1870년 문을 연 미국 최초의 국립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짧은 시간에 세계 최대 미술관으로 성장한 데는 사회 지도층의 자발적 참여와 기부가 큰 역할을 했다. 1901년 뉴저지에 살던 제이컵 로저스는 현재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4600억원이 넘는 500만달러를 기부했고, 지난 4월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의 명예회장 레너드 로더는 10억달러어치에 이르는 소장 미술품을 메트로폴리탄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말라카 해양박물관에서 현장 리더십, 모리미술관에서 역량 개발과 활용, 페기구겐하임 컬렉션에서는 사업모델 구축, 셜록홈즈박물관에선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배운다. 저자의 해박한 미술사 지식과 경영에 관한 통찰이 돋보인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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