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前 서열 9위' 저우융캉 체포

부패 혐의…보시라이 후원자
상무위원급 첫 사법처리 주목


[ 베이징=김태완 기자 ]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사진)이 비리 혐의로 이미 체포됐으며 조만간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연합보는 2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지난 1일 당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체포됐다”며 “중국 정부가 조만간 이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우 전 상무위원이 실제 사법처리되면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이 비리 문제로 처벌받는 첫 사례가 된다. 집단지도체제인 중국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은 사실상 치외법권 영역이었다. 저우 전 상무위원은 후진타오 정권에서 권력서열 9위인 정법위 서기를 맡아 법원 검찰 공안 무장경찰 등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그는 그러나 상무위원 시절 사법처리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시진핑 주석과는 거리를 두었다.

저우 전 상무위원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은 지난 6월 그의 비서 출신인 궈융샹 전 쓰촨성 부성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이후 리춘청 전 쓰촨성 당 부서기, 장제민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장딩즈 하이난성 성장 등 그의 측근들이 줄줄이 낙마하거나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저우 전 상무위원 관련 부패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특별팀이 구성됐다는 소식을 전해 그에 대한 처벌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특별팀은 푸정화 베이징 공안국 국장 겸 공안부 부부장이 팀장을 맡아 시 주석에게 조사 결과를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아직 저우 전 상무위원 체포설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 실제 베이징 정가에서는 그가 사법처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저우융캉은 이미 손발이 다 잘린 상태나 다름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고위직을 역임한 그를 사법처리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은 시 주석이 당의 오랜 관행을 깨고 ‘호랑이’급인 저우 전 상무위원을 처벌한다면 취임 이후 추진해온 반부패 실천 의지를 과시하는 동시에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당 기율위 회의에서 ‘호랑이’와 ‘파리’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패 혐의자를 처벌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