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시공간 넘나드는 타임머신"

입력 2013-12-03 21:21   수정 2013-12-04 05:26

日 사진거장 스기모토 히로시 리움서 개인전


[ 정석범 기자 ] “사진은 인간의식의 과거와 현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타임머신이죠.”

‘현대 사진계의 거장’ 스기모토 히로시(64)가 사진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뭇 개념적이다. 5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대규모 개인전 ‘사유하는 사진’전을 여는 그에게 사진은 인류 문명을 더듬는 최상의 매개체처럼 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사진예술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도전정신으로 가득찼다.

스기모토는 이번 전시에 19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의 대표적 사진 연작과 조각설치 영상 등 모두 49점을 선보인다. 그는 일본 릿쿄대를 나와 LA아트센터 디자인칼리지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2001년 사진계의 노벨상인 핫셀블라드상을 받았고 2009년 더 타임스의 위대한 예술가 200명에 선정됐다. 최고의 현대 사진예술가 중 한 명이다.

“본래의 꿈은 예술가가 되는 것이었지 사진가가 되려는 것은 아니었다”는 그는 “회화는 수천 년의 역사를 지녔지만 사진은 탄생한 지 불과 180년밖에 안 돼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여지가 무한해 사진을 선택했다”며 사진의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시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자유로움을 사진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헨리 8세와 여섯 부인의 모습을 포착한 흑백사진은 얼핏 보면 한스 홀바인이 그린 초상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19세기에 제작된 밀랍조각을 촬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며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회화와 그것을 바탕으로 제작된 조각 그리고 현대 사진이라는 오랜 재현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풍경’ 연작 중 하나인 ‘황해, 제주’ 촬영 배경을 묻자 “1990년대 초 색채 이름이 붙은 홍해, 흑해, 황해 연작을 준비하면서 촬영하게 됐다”며 “그런 이름을 붙인 인간의 근원적 기억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흑백 사진만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흑백은 수백개의 톤과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며 “직설적이고 화학적 색상인 컬러사진보다 실버 프린팅 사진이 훨씬 아름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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