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방공구역 확대 불가피"…바이든 "appreciate"

입력 2013-12-06 21:02   수정 2013-12-07 04:59

朴대통령, 바이든 2시간 넘게 청와대 접견

바이든 "한국 TPP 관심표명 환영…중국측에 방공식별구역 우려 전달"
한국, 방공식별구역 확대안 8일 발표



[ 정종태 / 조수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만나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일방적 선포에 따른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등 동북아지역 현안과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접견은 오찬을 포함해 예정 시간보다 30분 길어진 2시간20분간 진행됐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포함한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의 심화발전 방안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appreciate” 놓고 해석 분분

박 대통령이 먼저 KADIZ와 관련,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이에 대해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의 설명과 한국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윤 장관은 전했다. 박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제시했는지에 대해 윤 장관은 “조만간 정부 입장 발표를 앞두고 있어 미리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우리 정부는 마라도와 홍도(경남 거제 남방 무인도) 영공은 물론 이어도 상공까지 포함하는 KADIZ 확장에 대한 방침을 굳힌 만큼 이런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바이든 부통령이 박 대통령의 설명에 대해 ‘평가했다’는 것이 긍정적 의미인지, 아니면 부정적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부통령이 영어로 ‘어프리시에이트(appreciate)’라고 표현했다.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라고만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appreciate’를 외교적 수사로는 ‘평가한다’는 표현으로 쓸 수 있지만, 담긴 의미는 ‘그런 노력에 사의를 표한다’ 또는 ‘그런 노력을 높이 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 입장에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appreciate’의 의미와 관련, “아직 우리 정부의 입장이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황인데 미국이 ‘지지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며 있는 그대로 해석해줄 것을 주문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접견 후 연세대를 방문,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는 “중국 측에 직설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CADIZ로 인해 많은 불안이 야기되며 미국은 CADIZ에 절대 영향받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외교 안보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KADIZ 확대안을 최종 확정지었다.

○朴 대통령 “TPP 양국 협력하자”

바이든 부통령은 최근 우리 정부가 TPP에 관심을 표명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관련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함께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세 철폐와 경제 통합을 목표로 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2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양자간 FTA 체결에 집중해온 우리 정부는 지난달 말 TPP에 대한 ‘관심’을 처음 공식 표명한 데 이어 연내에 12개 참여국과 예비 양자협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연세대 강연에서도 “한국이 TPP에 관심을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며 “한국이 가세하면 전 세계 어느 국가도 이 규정에 동참하기를 거부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택 실각설도 논의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장성택 실각설’을 둘러싼 북한 내부 정세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윤 장관은 “전체적으로 한반도와 남북관계 정세를 논의하는 가운데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해 여러 가지 유용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그동안 유지해온 양국 간 공조를 강화하고 북의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연세대 강연에서 “미국은 우리와 우리 동맹국을 북한의 도발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며 “핵으로 무장한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원칙은 나쁜 행동에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한 절대 안보와 번영을 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에 대해 박 대통령은 “협력 동반자가 되기 위해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부통령은 “장애요소들이 조속히 해소돼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종태/조수영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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