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쏟아지는 증권사 매물,뭐가 좋을까 인수후보들 '고심'

입력 2013-12-15 10:15  

이 기사는 12월15일(10: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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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패키지(자산운용,생명보험,저축은행 포함)를 비롯해 동양증권, 현대증권이 한꺼번에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오면서 인수후보자들이 ‘매물 고르기’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 선두권이지만 우리아비바생명을 떠안아야 하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불완전판매 소송 우려가 큰 동양증권, 매각의 진정성이 도마에 오른 현대증권 등 각 사별 M&A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15일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 등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후보들은 16일 본입찰을 앞두고 동양증권, 현대증권 등 다른 매물에 대해서도 ‘인수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되, 2011년 한차례 인수를 검토했던 동양증권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파인스트리트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대증권 인수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에 높은 입찰 가격을 써내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 가격이 10분의 1수준(1000억원대)인 동양증권 인수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파인스트리트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대증권을 더 선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6일 본입찰인 우리투자증권, 법원의 조기매각 허가로 이달 중 매각주관사 선정에 돌입하는 동양증권, 내년 매각 가능성이 있는 현대증권 등 3가지 대형 증권사 매물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게 됨에 따라 인수수후보들간 셈법이 복잡해진 것이다.

3가지 매물 가운데 가격측면에서 가장 저렴한 것은 동양증권이다. 현재 동양증권의 경영권 매각가치는 불완전판매 소송비 부담으로 프리미엄이 없다고 봤을 때 약 1000억원대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동양증권 시가총액은 300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이 붙어있는 지분이 약 27% 정도다.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로 ‘동양사태’이후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다. 2011년 KB금융지주가 인수를 검토했을 때는 7000억원까지 거론됐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업계 3위의 점포망을 가지고 있는 데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가진 우량 개인 고객이 많은 장점때문에 KB금융에서 오래전부터 인수를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완전판매액에 따른 배상금’과 ‘대주주 법정관리 이슈’가 이번 동양증권 매각때 돌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0월말 현재 동양증권이 개인에게 판매한 동양그룹 기업어음(CP)·회사채 등의 총금액은 약 1조6000억원으로 투자자 수는 4만1000명이다.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은 현재 50%수준이 불완전판매였다고 보고 있고 향후 부담금이 최소 2000억원에서 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부적으로 관측했다. 내년 상반기중 법원의 파산배당률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과가 나오면 동양증권이 부담해야할 불완전판매 배상금이 정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자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배상금이 쉽게 결정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22.43%)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매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현대상선은 내년에 회사채 4200억원, CP 4000억원, 선박금융 65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 규모이 필요한 상태이나 현재 유동성은 5000억원 뿐이다. 만약 현대증권의 지분까지 매각한다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서 약 4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증권 PBR은 0.48~0.64배로 4000억원대의 가격대는 인수 측에도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현대증권은 업계 2위 점포망을 가진 데다 주가연계증권(ELS)발행 시장 점유율과 기업공개(IPO)주관 실적에서 업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IB업계는 그러나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진짜 팔 의지가 있느냐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그룹이 다른 계열사는 팔아도 알짜 자산인 현대증권 만큼은 제3자에 내놓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계열인 HMC투자증권이 이를 인수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성장산업군인 LIG손해보험, 대형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 있기 때문에 현대증권의 라이선스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누가 인수하든 업계 1위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이 M&A매물로서 강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M&A 재무자문 1위, IPO·회사채 주관에서 1위, 유상증자 인수와 모집 주선 실적 1위다. IB영업력에선 업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IB역량이 뒤쳐지는 KB금융이나 NH농협금융 등이 탐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우리투자증권은 지난 9월 말 기준 총자산 146조5000억 원으로 업계 1위인데다 고액자산가 고객도 상당하다. IB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과 자산관리 역량은 삼성증권과 업계 1위를 견줄 정도”라며 “우리투자증권이 우리금융지주 산하라는 관치하에서도 잘해왔는 데, 민영화를 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1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우리투자증권을 마이너스 가치를 가진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패키지로 같이 판다는 점이다. 우리금융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일회계법인은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 입찰시 기준 가격을 산정해 일정 금액 미만으로 입찰에 참여하면 감점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측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뿐, 입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적정범위내에서만 가격을 내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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