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모바일 입력 솔루션 개발회사 '큐키', 백스페이스키 안눌러도 오타 쉽게 수정

입력 2013-12-15 22:03  

유행어·축약어도 수정 가능

연말까지 특허 7건 확보
전세계 휴대폰에 탑재 목표



[ 임근호 기자 ]
“오타를 수정하기 위해 백스페이스를 누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동교동 임시 사무실에서 만난 김민철 큐키 대표(37)는 “‘안뇽하세요’를 ‘안녕하세요’로 고치기 위해 글자를 지우고 다시 쓰지 않아도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보여줬다. 안뇽하세요 뒤에 한 칸 띄우고 ‘녕’이란 글자를 썼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아래로 쓸어내리자 ‘뇽’이란 오타가 ‘녕’으로 고쳐졌다.

큐키는 7월15일 세워진 따끈따끈한 신생 회사다. 서울과학고와 KAIST 전산학과 동기인 김 대표와 조상희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창업했다. 설립 한 달 만인 지난 8월 중소기업청의 ‘글로벌시장형 창업 연구개발(R&D)사업’에 뽑혀 중기청과 민간 엔젤투자자인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았다. 김 대표는 “세계 모든 휴대폰에 우리가 개발한 오타 수정 솔루션을 탑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전에 없는 유행어도 오타 수정

어느 스마트폰에나 오타 수정은 기본 기능으로 들어가 있다. 애플 아이폰은 잘못 쓴 단어를 알아서 고쳐주는 ‘자동 수정’ 기능을 제공한다. 구글 안드로이드폰은 단어를 입력할 때마다 올바른 단어 후보를 보여주는 ‘자동 추천’ 방식이다. 하지만 기능이 불완전해 오히려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게 김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아이폰에서 ‘그가 결국 했다(He does in the end)’라는 문장이 ‘그가 결국 죽었다(He dies in the end)’로 바뀌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며 “구글의 자동 추천은 이용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빠른 글쓰기를 방해한다”고 말했다.

사전에 있는 단어만을 고쳐준다는 것도 기존 오타 수정 솔루션의 한계였다. 조 CTO는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을 때 유행어 비속어 축약어 등을 비일비재하게 쓰게 된다”며 “큐키의 솔루션은 사전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단어든 이용자의 의도에 맞게 수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안녕’을 ‘안뇽’으로, ‘점악’을 ‘점약’(점심약속)으로 고칠 수 있다.

오타를 단순히 ‘사전에 없는 단어’ ‘표준 언어모델에서 벗어난 글자’라고 규정짓지 않은 발상의 전환이 비법이다. 김 대표는 “사람마다 오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며 “큐키의 솔루션은 형태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한 ‘패턴 매칭 알고리즘’으로 이용자의 의도에 가장 맞게 고쳐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헬로’를 ‘하이’로, ‘저녁’을 ‘점심’으로 고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하며 중국어 일본어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도 추가해 내년 6월까지 총 10개 언어에 대한 시험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모바일 입력 돕는 다양한 솔루션 개발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에서 5년, 아이리버에서 2년 동안 일했다. 아이리버의 전자책 ‘스토리’가 그가 기획한 제품이다. KAIST를 중퇴한 조 CTO는 모바일 게임과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튜디오를 세워 일하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이 큐키를 창업하게 된 것은 올해 4월 김 대표가 아이디어를 들고 조 CTO를 찾아오면서부터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을 바꿨는데 오타가 너무 많이 났다”며 “해결 방법을 찾아보다 지금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큐키는 설립된 지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특허 3개를 갖고 있다. 현재 심사 중인 4건이 더 통과되면 연말에는 특허 등록 건수가 7건에 이르게 된다. 앞으로 휴대폰 제조사에 기술을 제공하거나 앱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 입력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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