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삼성 지배구조 변화 시작"…관심주는?

입력 2013-12-16 09:10   수정 2013-12-16 13:07

[ 정형석 기자 ]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이 제일모직 패션부문의 삼성에버랜드 이관, 삼성에버랜드의 급식 및 식자재 부문 분할,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 사업의 에스원 이관 등 사업구조조정에 이어 계열사들의 지분 정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 작업이 사실상 시작됐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 등이 실제 지분을 보유했거나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삼성생명삼성카드 지분 확대…"지배구조 변환 사전 정지작업"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전기로부터 삼성카드 지분 6.38%를 매입했다. 주당 3만5700원씩 총 2641억원을 투입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삼성카드 지분 37.45%)를 제외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삼성카드에 대한 지분을 기존 28.60%에서 34.41%로 확대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6일 "삼성그룹은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간의 교차출자가 상당부문 존재하는데, 삼성생명이 제조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한 것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환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의 핵심은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가 돼 실질적인 지분으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것이며 결국에는 자녀들끼리 계열분리를 정착화 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몇단계의 인적분할 없이 지주회사 전환은 엄청난 자금이 소요될 것이므로 향후 3~4년 기간을 정해놓고 단계별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에는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는 LG그룹처럼 지주회사를 분할함으로써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이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확대로 중간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설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지분율 30%를 초과하면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이 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두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중간 금융지주회사를 세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간 금융지주회사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일 때 중간 지주회사 설치를 강제한 제도이다. 이 중간 지주회사 제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법 개정이 늦어져 아직 도입되지 못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에 대한 지분을 30% 이상으로 높인 것을 계기로 중간 금융 지주회사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만약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려면 삼성생명은 추가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삼성화재삼성증권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은 2011년 이후 매년 자사주를 1.5%씩 매입하고 있어, 올해말까지 자사주 지분이 4.5%로 높아질 전망이다. 만약 삼성생명이 화재와 증권에 대한 지분율을 30%까지 높이려면 약 3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박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 삼성물산, 엔지니어링 지분 확대…연관성 높은 기업 추가 매입 가능성

삼성물산도 지난 13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삼성SDI로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5.09%를 매입해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보유지분을 7.81%로 높였다.

삼성물산은 지난 2분기말까지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으나 3분기에 2.21%를, 4분기에도 0.51%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풍부한 지분가치를 활용해 삼성그룹 내 삼성엔지니어링과 같이 사업적인 연관관계가 높은 기업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물산이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삼성물산은 향후 제일모직과 삼성화재가 소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까지 추가 매입해 22%까지 지분을 확대하고 자회사 중 사업적인 연관성이 낮은 계열사 지분을 삼성생명이나 삼성전자 등에 매각하고 대신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등 사업적인 시너지가 기대되는 기업의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삼성 지배구조 변환과정에서 주목할 회사는?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회사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삼성그룹 계열사를 나누어서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헌 애널리스트는 "이런 과정에서 삼성SDS 가치를 상승시켜 현물출자 용도로 사용하면서 지배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며, 제일모직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이슈 등도 나올 수 있다"며 "이런 지배구조 변환과정에서는 3세 경영의 신뢰성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신수종 사업에서는 2차전지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SDI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3세들이 실질적인 대표이사로 있는 삼성전자, 호텔신라, 삼성물산, 제일모직, 제일기획 등에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에버랜드 기업가치를 상승시켜야 하기 때문에 KCC 및 삼성카드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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