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80대 사망사고…철도대 대학생 대체인력 투입 '논란'

입력 2013-12-16 13:19  

철도노조 파업으로 철도대학 대학생이 대체 인력이 투입돼 운행하던 코레일 열차에서 80대 승객이 열차 문에 발이 끼인 채 끌려가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학생 대체 인력 투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 노조 "대체 근무 투입이 초래한 인재" vs 코레일 " "철도대생 투입, 무리한 것 아냐"

16일 코레일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승객 김모(84·여)씨가 오이도행 K4615열차에서 내리다 닫힌 문에 발이 끼였다.

불과 5m 거리에 떨어진 승강장에서 이를 목격한 안전신호수(64)가 수신호로 사고가 난 사실을 알렸으나 열차는 출발했고 김씨는 문에 끼인 채 1m 이상 끌려가면서 스크린도어 등에 머리를 부딪혔다.

열차는 김씨가 스크린도어와 충돌한 이후 상당한 거리를 운행한 뒤에야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구급요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열차가 출발하기 전 승객의 승·하차를 눈으로 확인한 뒤 전동차 안과 밖에 있는 승무원과 안전수신호 직원 간 주고받는 신호만 제대로 전달됐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코레일은 통상 지하철 전동차 한 대 당 승무원을 한 명씩 태워 기관실에서 승객의 승하차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고 출입문을 여닫도록 하고 있다.

사고 당일에는 철도파업으로 대체 투입된 한국교통대학교 의왕캠퍼스(철도대학) 재학생(19)이 승무원 업무를 대신 맡았다.

이 학생은 열차가 출발하기에 앞서 기관실에 있는 모니터에 경고표시등에 이상이 없고 열차 밖으로 고개를 빼 승객이 모두 타고 내린 것을 확인한 뒤 출입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무책임한 대체근무 투입이 초래한 인재"라며 "코레일은 승객안전을 위협하는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고 필수유지율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철도노조는 사고원인과 관련 "기관사는 차장의 출발신호를 받고 출발하는데 외부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교통대 학생이 승객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신호를 내렸다"며 "사고 당시 출입문이나 개폐장치에 이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동차) 문이 1cm라도 열려 있으면 차량이 출발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발이 낀 것 같지는 않다"며 "그러나 이런 사고를 당하신 어르신께 정말 죄송스럽고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철도대학 학생을 무리하게 끌어들여 운행한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최 사장은 "무리하지 않았다"며 "만일에 그 대체인력을 채우지 않는다면 우리 수도권 전동차는 단 한 대도 운영할 수 없다는 그런 말이 된다"고 답했다.

◆ 툭하면 고장, 사고… "지하철 타기 무서워요"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이 시작된 9일 이후 14일까지 정식으로 접수된 수도권 전철 고장 건수는 13건이다. 파업 첫날인 9일에는 한 건이 발생했고 10∼12일에는 하루 2건씩 고장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다 13일 4건으로 껑충 뛰었고, 이용객이 다소 줄어드는 주말인 14일에도 2건의 고장이 발생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고장은 1호선 지하 구간인 서울역∼청량리 구간에서 많았다.

14일 오전 8시께 청량리역을 출발한 인천행 1호선 열차가 제기역에 진입하기 전 지하구간에서 멈춰 섰다. 이후 이 열차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한 시간 만에 겨우 제기역에 도착했다. 승객들은 전동차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께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인천행 열차가 단전으로 멈춰 섰다. 고장 난 열차는 50여분 뒤에서야 겨우 움직일 수 있었다.

코레일이 집계하는 고장은 보통 10분 이상 열차 운행이 정지된 경우다.

이 때문에 실제 열차가 몇 분간 멈추는 가벼운 고장을 포함하면 실제 수도권 지하철에서 발생한 고장은 수십 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 전철 감축운행 등 여객 운송 차질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제1 노조인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오는 18일 철도노조와 공동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3호선 운행횟수가 16일부터 15% 감축된다.

서울지하철노조는 18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제2노조인 서울메트로지하철노동조합은 파업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운송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단계별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으며 지하철 3호선 15% 감축 운행은 이날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시는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17일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도권 전동열차는 전날부터 주중 2109회에서 1931회로 8.4% 감축 운행에 들어갔고 무궁화호도 10회를 줄여 승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7일부터는 KTX 열차운행 횟수를 10∼12% 줄여 운행하기로 했다. KTX는 주중 200회, 주말(토) 232회에서 주중 176회(12% 감소), 주말 208회(10.3%)로 줄여 운행된다.

감축운행은 주로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낮 시간대 이뤄진다.

화물열차는 전날부터 제천∼오봉 2편, 제천∼광운대 4편 등 6개 열차가 증편했으나 파업이 지속될 경우 연말 물류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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