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차량정비단 가보니…3시간 기초검사 급급…"정기검사 엄두 못내"

입력 2013-12-29 21:32   수정 2013-12-30 04:25

현장 리포트

6단계 중 1단계만 실시
행정직도 투입돼 사고 우려



[ 임호범/김태현/홍선표 기자 ]
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경기 고양시의 코레일 고양고속철도차량기지 앞. ‘정든 일터로 조속히 복귀하십시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정문에는 경찰기동대 버스 1대가 경계 중이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2만㎡(약 6만평) 규모의 경(輕)정비동 건물에는 KTX 차량 7대가 점검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그러나 정비 인력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박무운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기술계획처장은 “정비를 못해 세워둔 KTX가 3대”라며 “다음주 KTX 운행이 고비를 맞을 수 있는데 파업이 이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기 검사차량 입·출고 올스톱

수도권정비단은 현재 운행 중인 70대의 KTX 열차 중 45대의 정비를 맡고 있다. 점검·수리차 이곳에 오는 KTX 열차는 하루 평균 25~30여대로 8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 9일 철도노조 파업과 함께 420여명의 노조원이 일손을 놓으면서 필수업무 유지인력 160여명과 협력업체 인원 50명이 작업하고 있다.

열차 유지보수는 주기에 따라 6단계로 나눠진다. 기초단계인 일상검수는 주행거리가 5000㎞마다 이뤄진다. 하루에 서울~부산(450㎞)을 2회 왕복하는 KTX 열차는 최소 3일마다 들러 3시간씩 차체 이상 여부를 점검받아야 한다. 이외에 1.5개월, 4개월, 8개월, 16개월, 15년을 주기로 2.5일~4개월이 소요되는 검사를 진행한다. 160여명의 필수업무 유지인력으로는 일상검수만 겨우 가능하다는 것이 코레일 측 설명이다. 박 처장은 “필수업무 유지인력도 노조원들이어서 근무시간이 아닌 낮에는 파업대회에 참가했다가 일하러 오기 때문에 피곤함을 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정비단도 직원들 피로가 쌓이고 있어 열차 안전이 우려된다. 정비 후 16개월이 지나 ‘전반검수’ 시기가 돌아온 KTX 3대는 검사인력이 없어 방치되고 있다. 류정구 중정비부장은 “전체 검사공정 가운데 공정 하나라도 담당자가 없으면 분해검수 공정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열차 등을 정비하는 대전철도차량정비단에는 파업 전 입고된 100량의 객차들이 정비를 기다리고 있다.

코레일은 정비 인력 복귀율이 18%대에 그치고 있어 파업이 지속되면 정비 부족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파업 끝나도 후유증 오래갈 듯

정비현장을 떠난 행정직 간부까지 대체 인력으로 정비 작업에 투입돼 자칫 부실정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체인력으로 차륜 삭정 작업(열차 바퀴를 깎아내는 작업)에 투입된 20년차 간부 A씨(현 행정직)는 “2005년에 KTX 관련 기초 교육을 8주간 받은 이후 한번도 정비 작업을 한 적이 없다”며 “업무도 익숙치 않고 꼬박 하루를 일하는 2교대제로 바뀌면서 몹시 피곤하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내년 2월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인력 부족에 따른 정비 소홀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파업이 끝나더라도 후유증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 김종수 대전정비단 파트장은 “파업 이후 객차들이 전국의 각 정비창에 넘쳐날 것”이라며 “밤새워 정비작업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공교롭게도 내년 2월까지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대전=임호범/부산=김태현/고양=홍선표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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