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연서 "힘든 시간 보내며 더 단단해졌어요"

입력 2013-12-30 13:18   수정 2014-12-05 11:28


[김현진 기자] 내가 만난 그녀는 새침한 듯 보이지만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기분 좋은 경쾌함이 듬뿍 담겨 있다. 누구에게나 당당한 자신감과 목소리에서도 묻어나는 천성적임 밝음이 그녀를 훨씬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27일 한국경제신문사빌딩에서 만난 배우 오연서(27·사진)의 이야기다.

"제 별명요? 자칭 '오블리' 입니다. 사랑스럽지 않나요?(웃음) 그런데 주변에서는 '띠블리'라 불러요. 의외로 덜렁대고 허당이거든요."

만만치 않았던 첫 의학 드라마

오연서는 지난해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방말숙 역으로 오랜 무명시절 끝에 스타로 부상하면서 MBC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 '메디컬탑팀' 주연을 맡아 누구보다 바쁜 2013년을 보냈다.

최근 종영한 '메디컬탑팀'은 '해를 품은 달' 김도훈 PD와 배우 권상우, 정려원 등이 총출동하는 의학 드라마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시청률 측면에서 부족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작품이 끝나면 항상 비슷한 감정을 느껴요. 후련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메디컬탑팀'은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작품이예요. 그래서 시청률이 더 잘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더 크죠."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여준다는 각오를 그대로 담았다. 어디 그녀뿐일까. 아마도 여배우들이라면 예뻐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작품을 위해 긴머리를 과감히 자르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병원 복도와 수술실을 누비며 소탈한 사람 냄새를 풍겼다.

또 전문성을 요하는 의학 용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각종 의학 자료를 참고하거나 끊임없이 대본을 연구하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의학 용어를 외우는 것도 벅찬데 연기를 더하니 어색하기도 하고 어려웠죠. 더욱이 응급실 장면에서는 긴박함이 묻어있어 배로 힘들더라고요."

오연서에게 배우란 직업이 처음부터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였다. 2002년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한 그녀는 과거를 회상하더니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며 미소를 띄었다.

"우연한 기회에 충분한 트레이닝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가수로 데뷔했죠. 당시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하다보니 힘든 점이 많았어요. 가수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배우로 전향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했어요. 내 길이 맞는지 의심이 들어 힘든 시간을 보냈죠. 사실 20대 초반에는 대사 외우기도 급급했어요. 지금은 많이 시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연기에 대한 철학이라면 웃기지만, 나름 배우로서 가치관이 생겼죠. 삶의 일부가 된 느낌이예요."

오연서는 올해 초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엠블랙 이준과 가상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중 열애설에 휩싸여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그녀는 보다 단단해지고 있다.

"제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좋은 날들도 있지만 힘든 날도 많았죠. 올해는 잊기 힘들 것 같아요. 생각도 많이 했고, 바뀐 부분이 많이 있어요. 철이 없었는데 조금은 철이 든 기분이랄까."


고현정 같은 여배우 되고 싶어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배우면서 일하는게 가장 즐겁다는 오연서. 언제나 소녀일 것만 같던 그녀는 오랜 시간을 거쳐 성장하고 있다. 조금 더딜 때도 있지만 한 작품 한 작품을 쌓아가면서 자신의 연기를 계속하는 한,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단 이상, 그 성장통은 계속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롤모델로 삼는 배우는 누굴까. 그녀는 '고현정'의 이름을 내놓는다.

"아름답고 성격도 털털하고 좋아 닮고 싶은 부분이 많죠. 드라마 '히트'에서 작은 역할을 맡은 저를 다정하게 챙겨주시더라고요.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연기를 할 때 마다 선배님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있어요."

기존의 이미지에서 한 발 내딛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배우들은 안다. 끝없는 작품활동을 통해 또 다른 오연서의 모습을 발견하는 작업의 하나. 좋은 작품으로 곧 찾아오겠다는 그녀의 강렬한 연기 색을 기대해본다.

글 = 김현진 기자 sjhjso1234@hankyung.com /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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