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방향 옳다 62%…복지공약 수정해야 86%

입력 2013-12-31 21:33  

박근혜정부 첫해 전문가 평가 - 경제

경제정책 성적표
규제완화 잘했지만 성과 미흡…법인세 인상 반대 77%…부동산 활성화는 평가 엇갈려
시간제 일자리 현실성 없고 증세 없는 복지 불가능 85%



[ 이호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은 31일 국내 학계, 연구계, 산업계, 금융계 등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 177명을 상대로 박근혜 정부 취임 첫해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취임 첫해 가장 잘한 경제정책으로 규제 완화 등 투자 활성화 대책을 꼽았다. 잘못한 정책으로는 세제개편안이 첫손에 꼽혔다. ‘창조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지만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없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법인세율 인상은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했으며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증세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규제 완화 잘했지만 기대에 못 미쳐

‘박근혜 정부가 첫해 내놓은 경제정책 중 가장 잘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39.3%가 ‘규제 완화를 포함한 투자 활성화 대책’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본지가 실시한 대통령 취임 6개월 설문조사 때(42.9%)보다는 응답 비율이 다소 줄었다. ‘규제 완화’만 따로 떼어내 ‘잘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부정적인 평가(보통, 대체로 못하고 있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가 54.2%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

이 밖에 첫해 잘한 정책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18.5%) △부동산 활성화 대책(17.3%) △시간선택제 일자리(14.9%)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가장 잘못한 정책은 세제개편안이 32.1%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6개월 전 설문조사에서 세제개편안의 응답 비율이 70.1%로 압도적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비판 여론이 상당히 수그러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으로 △부동산 활성화 대책(20.2%) △행복기금·행복주택(16.1%) △규제 완화를 포함한 투자 활성화 대책(15.5%)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가장 잘한 정책(3위)과 가장 못한 정책(2위) 모두에서 상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착 어렵다”

박근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창조경제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가 62.9%로 많았지만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37.1%에 달했다. 부정적 평가를 내린 전문가들은 대부분 “창조경제 개념이 모호하고 실체가 없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내놓은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기업에 잘 정착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는 답변이 65.1%로 ‘그렇다’(34.9%)는 응답의 두 배에 육박했다. 아울러 정책 목표인 ‘고용률 70%’의 달성 가능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는 응답률이 64.6%로 훨씬 많았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적정하다’는 의견이 42.0%로 합격점을 받았다. 경제민주화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응답도 9.7%나 됐다.

◆“증세 없는 복지 없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 공약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이 나왔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85.1%나 됐다. 복지 공약을 손질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86.6%에 달했다. 만약 복지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고소득자와 대기업 등에 대한 선별적 부자 증세(29.9%)보다 보편적 증세(70.1%)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반대(77.0%)가 찬성(23.0%)보다 훨씬 많았다. 그렇지만 보편적 증세 방식인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인상에 대해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47.4%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52.6%)과 비슷했다.

박근혜 정부가 세수 확보 차원에서 추진 중인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응답이 44.3%로 가장 많았지만 ‘보통’(28.7%)이나 ‘별로 효과가 없을 것’(25.9%)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설문조사에 응한 분들

박근혜 정부 취임 첫해를 마무리한 시점에 벌인 오피니언 리더 대상 설문조사에는 대학교수와 연구기관장,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고위 임원, 중소·중견기업 대표, 은행·보험·증권사 대표, 국책 및 민간연구소 소속 이코노미스트 등 177명이 참여했다.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 등 ‘한경밀레니엄포럼’ 회원들도 설문에 답했다. ‘한경밀레니엄포럼’은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2000년 10월 공동으로 발족시킨 국내 최고 권위의 정책포럼이다. 주요 연구기관장과 대학교수, 기업체 대표 등 1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 김용호 인하대 교수, 이제민 연세대 교수 등 2012년 말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경대선공약평가단’으로 활약한 각계 전문가 23명도 설문에 응했다. 한국경제신문이 경제현안을 진단할 때 자문을 구하는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중 18명도 참여했다. 이 밖에 경제 관련 단체 임원과 대기업 및 중소·중견기업 CEO, 임원 등 94명도 설문에 답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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