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2014] 한국 금융, 새 날이 밝았다

입력 2014-01-03 06:58  

갑오년 전략


[ 장창민 / 김은정 / 임기훈 기자 ]
은행 리스크 관리는 기본…중·장기 수익기반 찾는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장기화 및 기업 부실 확대 등으로 은행권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순이자마진(NIM) 축소와 대손비용 증가로 작년 연간 순익은 전년보다 4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바닥을 치고 순익이 조금씩 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마다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한편으론 차별화된 신성장동력을 찾아 중·장기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 지났다”…내년 순익 회복 예상

은행권은 최악의 시기는 지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도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2014년 은행산업 전망 및 위험요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지난해 은행 전체 수익을 5조3000억원으로 예상하면서 올해는 이보다 30% 이상 증가한 7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과 2012년 은행권 순익은 각각 11조8000억원, 8조7000억원이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작년보다 순익이 전체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2011년, 2012년과 비교하면 제한적 반등일 뿐”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수수료 이익 유지, 대손비용 절감 등의 전제조건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미국이 고용지표를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손비용과 관련해선 “지난해 은행권 대손비용은 10조원을 넘지만 올해는 2011년과 2012년의 평균치(9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두는 ‘리스크 관리’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기업 등 주요 은행들은 실적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새해 경영 전략으로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가계부채를 비롯해 건설·조선·해운 등 일부 취약업종 대기업의 잠재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은행들은 또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비용 절감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초부터 대대적인 점포 통폐합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익을 내는 점포라도 한 지역에 몰려 있는 경우 일부를 폐쇄하고 신규 택지개발지역 등으로 점포를 이전하는 식의 점포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얘기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올해 ‘운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일본 도쿄지점 부당 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 등 굵직한 사건을 겪으며 내부통제 기강 마련이 시급함을 절감해서다. 우리은행도 부실채권 축소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예정이다. 민영화를 앞두고 몸집을 가볍게 하고 자산 건전성을 높여 은행의 가치를 최대한 올리기 위해서다. 농협은행은 경기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위험가중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정비하는 등 자본 적정성 강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중·장기 수익기반 확보 총력

다만 은행들은 마냥 웅크리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분위기다. 최악의 시기가 지난 만큼 올해 신규 사업 및 해외 진출 등 새 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 수익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올해 은행권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20조~30조원 이상 늘리는 등 우량 중기대출 영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기업 관련 여신 부실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영업이 부각되고 있는 데다 정부도 중소기업 지원에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또 40~60대 대상의 은퇴 비즈니스와 스마트금융 강화 등 고객 기반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통해 새 돌파구를 찾는 전략도 지속할 방침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보험 해외시장 진출로 저성장 돌파

‘어려울수록 기본·원칙에 충실하자.’

올해 보험사들의 공통적인 다짐이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저성장, 저금리 고착화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 역시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빠르게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보험사들은 이럴수록 완전판매와 고객 만족 강화 등에 충실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건전한 영업 관행으로 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야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보호와 민원 감축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보험사들의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수시로 고객과 접촉이 이뤄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방침이다. 상품 개발과 판매 과정에서부터 불만족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위험을 회피하고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하려는 보험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려는 회사들이 많다. 특히 고령자, 은퇴자 등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설계사의 소양과 전문성을 키우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고객과 접촉이 많은 설계사들이 보험사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에서는 장기상품인 보험의 특성상 만기가 길고 안전한 국채 등에 주로 투자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릴 예정이다. 과거에 비해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는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보험사들은 포화상태인 한국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자동차보험을 앞세운 손해보험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올해는 생명보험사들의 해외시장 공략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최근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 생명보험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은행과 업무 제휴를 맺는 등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카드 고객맞춤 전략…체크·모바일 주목

카드업계의 갑오년 고민은 ‘새로운 먹거리’다. 2012년 말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줄었고 카드론 등 카드 대출금리를 인하하면서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지난 한 해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 감소를 버텨왔지만 2014년부터는 방향을 바꿔 수익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맞춤형 전략부터 폭넓은 고객 확보까지 수익성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 소비자별 소비 패턴과 취향을 정확히 분석해 각자의 성향에 맞는 서비스로 수익성 제고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전략이다. 작년 말 출범시킨 빅데이터 센터를 적극 활용해 소비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원카드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을 시작한 것을 기반으로 양보다는 질을 높여 수익성을 창출한다는 것. 수익이 나는 분야에 집중하는 ‘내실 강화’에 초점을 두고 이달 중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카드는 최근 관심이 높은 앱카드 등 모바일 카드 경쟁력을 높여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 경험 등 비가격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우리카드는 다양한 가맹점들과의 연계를 확대하며 가입자층을 넓히는 전략에 주력할 예정이다. 하나SK카드도 모바일 카드 등 새로운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층을 넓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일도 여전히 중점을 두는 전략이다. 롯데카드는 비용 절감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최근 성장하는 체크카드와 모바일 시장 확대 등 업계 트렌드에 주목하되 비용을 줄이는 시스템 효율화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것. 비씨카드 역시 중소 가맹점 결제망 관리 사업과 모바일 카드 시장에서의 인프라 구축 등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는 전략으로 공격적인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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