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붕괴 25년, 게르만의 비상] "섬유는 차세대 먹거리"…항공기·車 재료 기술이전

입력 2014-01-05 21:21   수정 2014-01-06 03:36

독일의 MIT 아헨공대 섬유기술연구소

대학 전체 과학자 4500명, 연구소 260개



[ 김낙훈 기자 ] 아헨공과대학 섬유기술연구소는 섬유를 활용해 항공기나 자동차 고속철도 부품을 개발하고 건축자재를 연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인체조직을 대체할 소재를 찾고, 의료기기용 섬유도 연구하고 있다. 이 밖에 에너지 대체기술과 관련된 풍력발전용 부품 등 수많은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섬유가 이렇게 다양하게 쓰이는 까닭은 가볍고 질기기 때문이다. 단순한 의류용 섬유가 아니라 탄소섬유 유리섬유 복합소재섬유 건축자재용섬유 등 다양하다.

이곳 아헨공대 섬유기술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현영 연구원(35)은 동포 2세다. 부모가 독일에 광부와 간호원으로 온 뒤 결혼해 이곳에서 태어났다. 아헨공대는 약 3만8000명의 학생이 다닌다. 독일의 MIT(미국 매사추세츠공대)로 불릴 정도로 공대가 유명하다. 상대, 의대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과나 학생이 공대생이어서 일반적으로 아헨공대로 불린다.

스태프진은 교수와 관리직을 포함해 6900명이 재직 중이다. 이 중 약 65%인 4500명이 이공계 과학자 및 공학자다. 이곳에는 무려 260개 연구소가 있어 기업과 시장성이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학 역시 실용기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시장성이 있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다. 독일 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관 중 하나가 공대다.

섬유공학연구소는 아헨공대 내 연구소 가운데 하나다. 이 연구원은 “섬유는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공부를 할수록 배우고 연구할 게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신소재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갈수록 융합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아헨공대는 특정 분야 중심의 학과제에서 점차 분야별 과정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최근의 움직임을 설명했다. 예컨대 기계 건축 토목 광산 등에서 에너지·화학, 재료과학, 의료과학 및 기술, 생산기술 등으로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아헨공대 섬유연구소는 산학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3T(섬유기술이전회사·Textile Technology Transfer GmbH)’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 연구원은 “대학 자체가 기술 이전에 나설 경우 절차가 복잡해 자회사를 만든 것”이라며 “산학협력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은 3T가 맡고 공공펀드가 들어가는 기술 개발이나 기초 기술연구 등의 사업은 섬유기술연구소가 직접 담당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섬유기술연구소에서 일하는 스태프진은 모두 380명. 이 중 과학자가 85명, 행정관리직이 55명, 대학원 연구조교가 190명, 학부의 섬유전공 학생이 50명 등이다. 이 연구소의 연간 예산은 1430만유로(약 2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31%가 기업의 출연으로 이뤄지는 연구다. 산업과 관련된 공공기관의 출연이 35%, 기초연구가 30%, 보조금이 4%를 각각 차지한다.

한국에서는 섬유공학과라는 이름 자체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아헨공대는 오히려 섬유를 미래성장산업으로 생각하고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헨=김낙훈 기자·김영훈 POSRI 수석연구원 nhk@hankyung.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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