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뺨맞고 증권사에 배신당한 개미들, 언제 돌아올까?

입력 2014-01-12 10:50  

시장에 대한 불신·여유자금 없어 "주식으로 돈벌기 힘들다" 확산
증권시장에 개인투자자 비중 급감…코스닥 시장 상황 '심각'
긍정적 신호,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 유입…전문가들 "중소형 가치주 주목해야"



[박희진 기자]서울에 첫 한파주의보가 내린 지난 8일 오후. 여의도 D증권사 객장 분위기는 바깥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다. 50석이 넘는 자리에 두세 명만이 앉아 주식시세판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객장에 사람들 없어진지는 한참됐죠. 저도 투자할 곳 알아보려고 나온 건 아니예요. 손실 어느 정도만 회복되면 다시는 손 안댈 작정입니다." (박 모씨·55)

"4년 전만해도 일찍 오지 않으면, 자리가 없었죠. 요즘은 언제 와도 자리가 텅텅 비어있습니다." (오 모씨·65)

이 같은 분위기는 증권사 객장 뿐만 아니다. 온라인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침체된 증권시장을 살리겠다며 '증시 선진화 방안'까지 내놓았지만 시큰둥한 반응이다. 방안의 주요 내용은 거래시간 연장이다.

증권 정보 사이트 팍스넷에는 "거래시간 연장이라니 외국인 배만 불려주게 생겼군", "누구한테 좋은일하려고 개민들만 죽어난다" 등의 원성섞인 목소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코스닥 시장, 개인투자자 비중 급감…올들어 28.5% 급감

온·오프라인은 통틀어 주식시장에는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대거 이탈조짐을 보였던 개미들은 긴 겨울잠에 빠진 모양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일평균 개인 거래대금은 각각 1조7370억 원과 1조1733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5%, 28.5%씩 각각 급감한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감소세가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은 46.5%로 투자자별 매매 추이가 공식 집계 된 2001년 9월 이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개인들의 '투자의 장(場)'이었던 코스닥 시장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개인의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88.9%를 기록했다. 2004년(89.7%)을 제외하고 이어져 온 90%대 기록이 깨졌다. 8년 만에 개인들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매입한 액수보다 더 큰 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 '컴백'을 하지 않는 이유는 '올리기 어려운 수익률'과 '여윳돈의 부족'을 꼽고 있다. 투자자가 줄어들면서 주식을 사둬도 아무도 사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주식으로 돈 벌기 힘들다'는 인식이 깔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개미들 "주식시장 부진 장기화·증권사 신뢰하락 문제"…국내 주식형펀드만은 순유입

여유자금이 부족한 것도 큰 이유다. 전셋값 상승으로 대출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다 전세난을 탈피하기 위해 내집 마련을 했더라도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부진의 기간이 길어진 것도 한 몫을 했다. '싸니 일단 넣어두고 기다리자'는 기대 심리는 옛말이 됐다.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전년대비 0.7% 오르는 데 그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개인 투자자들이 트라우마를 겪고아직까지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과 증권업계에 대한 신뢰 하락 역시 개인이 증시를 등진 배경이다. 지난해 하반기 동양증권 사태,한맥투자증권 주문사고 등에 투자자들은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역시 살아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중견 중소기업 육성 방안을 내놨지만 증시 활황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정책이지만 지난해 증시에서 사실상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개인들이 조심스럽게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흘러 들어오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4거래일 연속 자금이 들어와 총 96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는 5926억원 순유출을 나타냈다.

장성호 KB투자증권 잠실중앙지점 과장은 "개인 고객들이 직접 투자에 망설이고 있지만 안전한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주식형 펀드로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확 살아나기 힘들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중소형주가 강세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높은 장에서는 보통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가치가 높다"며 "올해도 단기적으로 지수흐름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이벤트가 많아 중소형 가치주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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