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국가의전서열 '2위'…국회의장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는

입력 2014-01-12 19:47  


(손성태 정치부 기자, 국회반장)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 대통령에 이어 국가의전서열 2위의 위상을 갖는다. 이런 국회의장직 인기가 시들해졌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새누리당내 5선급 이상 후보자중 선뜻 맡겠다고 나서는 의원이 없다. 현 강창희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국회의장 자리가 여당 실세들에게 ‘홀대’받는 것은 날치기 통과 등 국회 내 몸싸움을 근절시킨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 탓이 크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의장의 가장 막강한 권한이던 ‘직권상정’ 제도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바뀐 국회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장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한정하고 있다.

지난해 여야간 극한 대치로 국회가 파행 운영될 때 한 새누리당 의원은 “의장석에 의사봉을 든 인형을 앉혀놓으면 될 것 같다”고 국회의장의 위상추락을 언급했다.입법, 사법, 행정부의 수장인 3부 요인 중에서도 첫 자리를 지키는 대내외 위상에 비해 권한은 ‘종이호랑이’ 수준으로 전락한 것이다.

비슷한 자리인 미국의 하원의장과 비교했을 때도 권한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하원의장 평균 임기는 6년 정도이고, 회의소집이나 법안 상정 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선 최다(多)선급의 정치원로가 정계 은퇴수순으로 맡는 자리로 인식된다. 의장에 취임하면 탈당계를 내야해 당내 권력지형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미국 하원의장직은 다수당의 실세인 원내대표가 차지한다. 구조적으로 권한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오는 5월이면 강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지금쯤이면 자처타천형식의 후보 윤곽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자격을 갖춘 여당 의원들은 대부분 손사래를 친다. 여당 내 선수로 따지면 7선의 서청원·정몽준 의원(MJ), 6선의 이인제 의원등이 1순위로 거론된다. ‘원조친박’인 서 의원 경우 본인만 원한다면 ‘따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서의원은 지난 10월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할 때만 해도 국회의장을 발판삼아 ‘아름다운 정계 은퇴’를 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차기 당권 경쟁이 ‘박심(朴心·대통령의 마음)’의 향배 등으로 복잡해지면서 현재 서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승계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차기 대권주자인 7선의 MJ는 이유가 없고, 이인제 의원도 당권도전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5선인 황우여 대표, 정의화 전 국회부의장, 김무성, 남경필, 이재오 의원 등으로 후보가 좁혀진다. 김·남·이 세 의원도 국회의장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게 확실하다. 김 의원은 이미 차기 당권레이스에 뛰어들었고, 올해 49살인 남 의원은 스스로 정치생명을 단축할 이유가 없다. 친 이명박계로 분류된 이재오 의원은 최근 들어 박대통령에 대한 비난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상태다.

그렇다면 5선이상 중 황우여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부의장만 후보군에 남는다. 현재까지 황 대표가 유력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당 대표로서 ‘대과(大過)’없이 당을 이끌었고, 본인도 국회의장직에 욕심을 내고 있다. 직전 강 의장과 경쟁했던 정 전 국회부의장은 친 이계로 분류돼 황대표가 ‘친박’들의 몰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변수도 있다. 6.4지방선거에서 주요 전략지마다 인물난을 겪게 되면서 황 대표의 인천시장 출마 ‘차출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황 대표는 “시장은 3선쯤이면 노려볼만 하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마땅한 필승카드가 없다면 마냥 거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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