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일동제약 적대적 M&A 시도…경영권 승계 포석

입력 2014-01-17 11:38   수정 2014-01-17 14:07

[ 한민수 기자 ] 녹십자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도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는 일동제약 보유지분을 기존 15.35%에서 29.36%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이에 따라 윤원영 회장 등 일동제약 최대주주 측과의 지분 격차도 4.8%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보유목적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녹십자가 최대주주를 위협하는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업계에서는 적대적 M&A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오는 24일 열리는 일동제약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안건이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0월 지주사 전환을 결정했다. 지주사 전환은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지주사 전환시 대주주는 지주회사와 사업 자회사 양사에 대해 기존과 동일한 지분을 가지게 된다. 이때 대주주는 지주사 경영권 강화를 이유로 사업 자회사의 주식을 현물 출자해 지주사의 신주를 받는다.

보통 지주사보다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높기 때문에 대주주는 이 과정에서 보다
많은 지주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주회사를 통해 사업 자회사를 지배하기 때문에 경영권도 강화되는 것이다. 앞서 한국타이어 넥센 종근당 등도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일동제약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녹십자가 이같은 상황을 두고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참석 주주의 3분에 2가 찬성해야 한다. 통상적인 주총 참석율인 지분 70~80%가 이번 주총에 온다면 녹십자의 반대만으로 지주사 전환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녹십자는 공식적으로 적대적 M&A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지분확대 및 경영참여 등은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일동제약과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동제약 인수가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주의 2세인 허은철 부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게 되면 숙부인 허일섭 회장이 일동제약을 가지고 간다는 시나리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인수하지 않더라도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 중 하나인 일동제약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은철 부사장은 고(故) 허채경 한일시멘트그룹 창업주의 손자로, 부친과 녹십자를 함께 창업한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