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시화로 인프라 수요 급증…한국기업에 투자기회될 것"

입력 2014-01-20 21:10  

'시진핑 체제 1년' 전문가 베이징 현지 좌담
사회 = 함정오 KOTRA 이사

왕이밍 발개委 거시경제硏 부원장 "서비스업·수출이 성장 견인…올 경제 7.5% 성장 예상"
쑹즈융 상무부 무역경제합작硏 주임 "부동산 통합등기제 여파…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
한홍석 중국LG경제연구소장 위안화 달러당 6위안 밑으로…제조업, 신흥국으로 이탈"



[ 베이징=김태완 기자 ]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6월로 예정된 부동산 통합등기제 시행으로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조정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을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또 위안화 가치 상승, 지방 정부의 과도한 부채 등으로 수출과 투자가 다소 제약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7%에 비해 다소 둔화된 7.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신형도시화의 추진으로 도로 주택 전기 병원 학교 등 공공설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의 많은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과 KOTRA는 지난주 베이징 KOTRA 사무실에 중국 거시경제 전문가들을 초청해 올해 중국 경제의 향방을 짚어보는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왕이밍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 한홍석 중국LG경제연구소 소장, 쑹즈융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주임이 참석했다. 함정오 KOTRA 이사가 사회를 맡아 이들과 대담을 나눴다.

▷함정오 이사(사회)=시진핑 정부 1년의 경제 성과에 대해 평가해달라.

▷왕이밍 부원장=지난해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좋았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돼 수출이 증가한 것이 도움이 됐다. 투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신규 일자리 창출도 900만개를 예상했지만 실제는 1200만개나 됐다. 서비스업 발전이 빨라지면서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홍석 소장=국제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비용 절감과 반부패 정책 등을 추진해 음식업 등 소비산업이 영향을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내수를 기반으로 이 정도 성장률을 달성한 것은 중국 경제의 기반이 튼튼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회=올해는 세계 경제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갈린다.

▷왕 부원장=우리는 올해 성장률이 7. 5% 정도 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상반기에 저조했다가 하반기에 올라갈 것이다. 정부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을 20% 안팎으로 유지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너무 높이면 정부와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에 적정선을 유지할 것이다. 또 하나의 긍정적인 요소는 개혁으로 인해 시장과 기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성장 목표를 달성하는데 우려되는 부분은 없나.

▷쑹즈융 주임=부동산 버블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는 올해 6월에 전국 부동산을 통일적으로 등기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것이 계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3년 이내에 버블이 터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달러가치의 상승이다. 중국 내 핫머니를 유출시켜 큰 혼란이 올 수 있다. 또 다른 우려는 개혁에 대한 혼란이다. 아직 세부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금융개혁 분야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왕 부원장=최근 중국의 노동비용 상승속도가 비교적 빠르다. 원가 상승 부담을 극복하려면 기술을 혁신해야 하는 데 중국 기업이 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부동산 버블도 문제다. 특히 중소 도시의 버블이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빈집이 많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우려는 재정에 대한 부분이다. 지방 정부 부채가 계속 늘고 있는데 올해 상환비중이 매우 높다. 지방의 건설 자금 70% 이상이 은행대출금이다. 결국 지방 정부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이 부실화될 수 있다. 물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서양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통제가능하다.

▷한 소장=올해는 정치개혁의 첫해이고 글로벌 경제에도 좋은 소식이 많기 때문에 경제성장률 7. 5% 달성은 문제가 안 될 것이다. 지방 정부 부채도 큰 문제는 아니다. 지방 정부의 자금 대부분이 소비가 아닌 인프라 투자 건설에 사용된 것이다. 또 지방 정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중앙 정부에서 이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부동산 문제도 정부 정책에 따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시진핑 정부 개혁 로드맵이 3중전회에서 나왔지만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가장 시급한 개혁은 뭔가.

▷왕 부원장=일부 개혁 방안은 진행 중이지만 일부는 준비 중인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재정·금융개혁은 중앙 정부차원에서 전반적인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반면 행정심사권을 지방 정부에 넘기고 간접세를 부가가치세로 전환하는 방안은 이미 추진 중이다. 예금금리 제한도 완화할 것이다.

▷쑹 주임=지난 30년 역사로 보면 중국의 개혁은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중국은 참고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사례가 없다. 그래서 돌을 두드리며 강을 건널 수밖에 없다. 일부 영역에서 파격적인 개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 기조는 점진적 개혁이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다.

▷한 소장=최근 몇년 동안 부동산 관련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노동법 발효로 기업의 투자의욕이 감소됐다. 기업들은 정상적인 영업활동보다는 부동산 투기 등에 더 열중하고 있다.

▷사회=새 도시화(신형도시화) 정책이 추진되면 내수시장이 얼마나 활성화될 것으로 보나.

▷왕 부원장=과거 도시화가 ‘토지의 도시화’였다면 지금은 ‘사람의 도시화’다. 현재 도시 주민의 1인당 소비액은 농촌 주민의 3~4배나 된다. 중국의 현재 도시화율은 52%밖에 안된다. 목표는 2030년에 70%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3억명의 농민이 도시 주민으로 바뀌어야 한다. 2억명의 농민공(농촌출신의 도시근로자)까지 포함하면 5억명의 도시민이 증가하는 셈이다. 이들이 모두 삼성 휴대폰을 산다고 생각해보라. 도시화가 가져다주는 잠재력은 매우 크다. 지하철과 도로 건설을 해야 한다. 또 전기 가스 학교 병원 등 공공설비도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이 과정에 참여해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올해 위안화 가치에 대한 전망은.

▷쑹 주임=위안화가 매년 3~5% 오른 추세에 비춰보면 올해 달러당 6위안 밑으로 내려갈 것이다. 정부도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는 위안화의 가치 상승을 용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통제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안화 가치가 완만하게 상승하면 구조조정에 활용할 수 있다. 7~8년 전 한 방직회사를 방문해보니 당시 이익률이 5%에 불과했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7위안대였다. 최근에 가보니 여전히 이익률이 5%였다. 기업들도 환율 변동에 적응해가고 있다.

▷한 소장=환율이 달러당 6위안 밑으로 내려갈지는 여전히 정부 태도에 달렸다. 반드시 이를 지키겠다면 문제는 없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주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화폐가치가 균형을 찾으려면 달러를 절하하고 위안화는 다른 나라의 통화와 함께 절상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른 신흥국들의 화폐가치는 그대로이고 위안화만 오른다. 그래서 위안화가치가 오르면 제조업이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으로 빠져나간다. 중국은 미국 달러뿐 아니라 신흥국과의 균형적인 환율 관계도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 com

한경·KOTRA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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