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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의결권 자제는 잘한 일이지만…

입력 2014-01-22 20:27   수정 2014-01-23 04:51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주총에서 보유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자제키로 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주총 안건에 반대하는 등 기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평가는 ‘월스트리트 룰’을 활용해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반영하겠다고 한다. 국민연금 측은 주요 상장기업을 방문해 이 같은 방침을 전달하고 있다는 한경 보도다.

옳은 방향이다. 국민연금이 전 국민으로부터 거둔 노후자금을 운영하면서 취득한 주식을 갖고 개별 기업의 경영에 관여한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이른바 주인-대리인 문제로, 기업 경영의 기본원리에서부터 어긋난다. 더욱이 국민연금은 거의 모든 상장사에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0조원(추정치)의 막대한 기금을 굴리는 과정에서 지분 5% 이상을 가진 상장사만 268곳이나 된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웬만한 간판기업이 모두 포함돼 있다. 기금 규모는 2043년엔 2561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마음만 먹으면 모든 기업을 지배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늘어나는 것은 아주 위험천만한 일이다. 의결권 행사 건수는 2005년 1395건에서 2010년 2153건, 2012년 2565건으로 증가해왔고 지난해에도 2493건에 달했다. 더욱이 반대표 행사 비율은 2010년 8.08%, 2012년 17.0%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11.95%나 된다. 이는 해외 연기금에 비해 과도한 기업경영 개입이다. 일본 정부는 국민연금처럼 국내 주식보유 비중이 5%를 넘는 일본공적연금기금(GPIF)에 대해 민간기업 경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해당 기업에 대한 평가는 주식매매로 표명하는 것이 옳고, 또 충분하다.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이 기업에 대해 하나의 평가를 내야 한다는 의사결정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연금을 두서너 개로 분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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