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타 미스터리'…39세 타이거 이빨 빠졌나

입력 2014-01-26 20:58   수정 2014-01-27 04:15

美파머스 '2차 커트 탈락'
7개 홀서 9타 잃어
생애 두번째 최악스코어



[ 한은구 기자 ]
미국골프닷컴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타이거 우즈(미국·39)의 동료 선수 50명 가운데 74%가 “우즈가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18승)을 깨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즈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는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우즈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이아의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3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면 이들의 예상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우즈는 이날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워스트 스코어’인 7오버파 79타를 치며 맨 꼴찌에서 두 번째인 공동 80위를 기록했다. 꼴찌를 한 선수는 합계 13오버파를 친 골프장 헤드프로인 마이클 블락(미국)이어서 투어프로 중에는 우즈가 꼴찌다.

게다가 2008년부터 시행된 ‘2차 커트’인 MDF 규정(3라운드 진출자가 78명 이상일 때 최종라운드 진출자를 공동 70위까지로 제한한 규정)에 걸려 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우즈는 그동안 프로 대회에서 총 여섯 차례 커트 탈락했으며 2차 커트에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스코어카드 사인을 마치고 중계방송사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채 “난 할 일을 다 했다(I’m done)”고 말한 뒤 황급히 대회장을 떠났다.

○데뷔 후 두 번째 최악의 스코어


전날 1타차로 커트를 통과한 지난해 챔피언 우즈는 이날 10번홀(파4)에서 출발했다. 17번홀(파4)까지 1타를 줄였으나 18번홀(파5·570야드)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254야드를 남겨두고 ‘2온’을 노린 우드샷이 짧아 그린 앞 해저드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해저드 뒤에서 드롭하고 친 네 번째 샷이 그린 뒤 벙커로 들어가면서 ‘5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1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우즈는 30㎝ 보기 퍼트가 홀을 돌아나오며 또다시 더블보기를 기록,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우즈는 이후 2번홀부터 6번홀까지 5개홀 연속 보기를 범했다. 7개홀에서 무려 9타를 잃어버린 것.

무엇보다 이번 코스는 우즈가 여덟 차례 정상에 올랐던 곳이라 충격이 더 컸다. 우즈와 함께 라운드한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는 “그가 그처럼 많은 보기를 하는 것은 처음 봤다. 실수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79타는 우즈가 2002년 악천후 속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에서 기록한 81타에 이어 두 번째 최악의 스코어다. 지난해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도 79타를 기록한 바 있다. 우즈는 마지막 9번홀(파5)에서 3m 파퍼트를 간신히 성공시키며 미국 본토에서 프로 이후 첫 80타를 기록할 뻔한 위기를 모면했다.

○깊은 러프·딱딱한 그린이 발목

이번 대회장은 흡사 US오픈을 연상시킬 정도로 러프가 깊었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벗어나면 죽음의 러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즈의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은 각각 42.86%, 38.89%에 불과했다.

그린은 돌처럼 딱딱했다. 공을 세울 수가 없다는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대회 직전 물을 뿌려 그린을 부드럽게 만들었으나 바로 말라버렸다. 우즈는 이날 30㎝퍼트뿐만 아니라 1m 안팎의 퍼트를 자주 놓쳤다.

○3, 4라운드에서 약해지는 우즈

우즈는 지난해 1라운드 평균 스코어에서 1위, 2라운드 스코어에서는 2위를 기록했으나 3라운드에서는 공동 84위, 4라운드에서는 120위에 그쳤다. 마지막 일요일에 70타 이하의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딱 한 차례뿐이었다.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30일로 만 38세가 된 우즈는 대회 직전 인터뷰에서 “지금도 젊었을 때와 같은 헤드 스피드를 낼 수 있으나 샷을 할 때마다 그런 스피드가 나오지는 않는다”며 “몸의 회전력도 예전같지 않은 걸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우즈의 몰락을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우즈의 코치 션 폴리(캐나다)는 “지난 6주간 경기에 나가지 않아 아직 감각이 오르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계 8언더파 208타로 1타차 단독 선두에 나선 게리 우들랜드(미국)도 “이번 코스가 지나치게 어렵게 조성됐기 때문에 우즈가 오늘 성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노승열(23·나이키골프)은 합계 3언더파 공동 23위, 최경주(44·SK텔레콤)와 배상문(28·캘러웨이)은 합계 2언더파 공동 27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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