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가 가장 아름다운 배우, 지성의 네버엔딩 스토리

입력 2014-02-04 20:55  


[기획취재팀] 15년간 꾸준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매혹시킨 배우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지성이다.

대기만성형인 그는 대개의 ‘반짝스타’들과 다르다. 조연급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배우로서 한 계단씩 발전을 이뤘다. 배우계의 ‘모범생’이라는 수식어에 알맞게 서두르지 않고 꿈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꿋꿋이 해온 덕분이다.

그는 곧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며 이병헌, 송혜교 등과 함께 출연한 ‘올인’을 계기로 인기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소위 웰메이드로 불리는 작품들을 골라내 입지를 다지고 잘생긴 배우에 대어지는 엄격한 연기력 잣대에 기막히게 부응하면서 연기인생에 빛을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연기에 진정성이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지성은 자신의 배우생활을 통해 완벽한 언행일치를 실천하고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연기력과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그를 그저 잘생긴 배우로 남게 하는 대신 후배들에 귀감이 될 수 있는 롤모델로 만들었다.

지성은 자신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장르로 로맨틱 코미디를 꼽지만 그것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표현력과 스펙을 넓혀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눈이 가는 작품을 배제하고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는 작품을 고르며 눈앞의 당근보다 더 큰 미래를 보며 달린 것이다.

그처럼 올곧게 배우의 인생을 걸어온 지성은 이제 자신에 맞는 옷을 입고 청마처럼 달리려고 한다. 반듯한 배우 지성 그의 연기인생과 행보를 낱낱이 살펴보자.

배우가 되고 싶었던 청년


그는 21세기를 한해 앞둔 1999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 ‘카이스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잘생긴 외모에 반듯한 이미지를 지닌 지성은 조연이었음에도 높은 존재감을 자랑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카이스트의 학생으로 ‘엄친아’ 이미지를 물씬 풍긴 지성이지만 어렸을 때의 꿈은 야구선수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중학교 시절 야구를 포기하게 되면서 또 하나의 꿈이었던 배우에 마음이 쏠렸다. 한남대학교에 진학해 철학도로 살아가면서도 그 꿈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드라마 카이스트 1회분을 시청한 지성은 TV에서 드라마 제작사 이름을 발견하고 114에 전화를 걸어 무작정 오디션을 보러 갔다. 당시 쟁쟁한 현역 배우들 사이에서 주눅이 들 수도 있었지만 그의 열정을 높이 산 감독과 작가 덕분에 ‘고정 배역’을 맡게 됐다.

‘카이스트’의 출연은 지성은 물론 함께 출연한 조연들 모두에게 말 그대로 스타 등용문이었다. 현재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김주혁, 연정훈, 이나영 등이 모두 ‘카이스트’를 빛낸 얼굴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가 가진 열정이 좋은 기회와 맞닿아 현재의 배우 지성을 만든 것은 분명 사실이다.

물론 그의 앞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대학을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고자 하는 그에게 집안의 지원이 끊어졌던 것이다. 1년간 신문 배달, 주유소 급유원, 막노동판 잡역부 등 온갖 일을 하면서 스타에 대한 꿈을 키웠지만 ‘풋내기’일 뿐인 그를 써주는 드라마는 없었다.

그런 지성이 이렇듯 훌륭한 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식에게 ‘못 이기는 척’ 해주신 아버지가 덕분이었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지성의 부친은 아들도 자신과 같은 길을 걷길 원했다. 때문에 지성이 처음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도 호되게 훈계했다.

‘카이스트’ 출연 이후에도 반대가 있었지만 드라마 ‘왕의 여자’에서 광해군으로 열연을 펼치는 것을 보고 극적으로 아들 편이 되어주셨다. 지성은 “아버지께서 늘 ”네가 언제 내말을 들은 적 있냐“”면서 “꾸짖기도 하셨지만 내가 원하는 길을 걷도록 지켜봐주셨다”고 전했다.

잘생긴 청년의 브라운관 입성기


지성은 드라마 카이스트를 성공리에 마치고 같은 방송국의 시트콤과 드라마를 오가며 감초 역할을 해냈다. MBC 미니시리즈 ‘맛있는 청혼’으로 주연급 연기를 펼치던 그는 2001년 방영된 MBC 일일 연속극 ‘결혼의 법칙’에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게 된다.

오연수-손현주 커플, 박상아-김진 커플과 함께 출연한 이민영-지성 커플은 20대 신세대들의 사랑을 연기해보였다. 브라운관에 드러나 보일 일은 없었지만 여기에는 제법 재미있는 사실이 숨어있다. 실제 24살인 지성은 29살을 연기하고, 29살인 김진은 24살을 연기했다는 것이다.


지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지성에 대해 알고 싶다는 글이 수십 건씩 게재되었으며 팬이 선물한 홈페이지에는 하루 방문객이 2만여 명에 달했다. 이 같은 인기에는 본인도 놀랄 정도였다.

“알다가도 모르는 게 연기인 것 같다”는 지성은 이후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게 되기도 하는 등 ‘풋내기’에서 벗어나 바쁜 배우가 됐다. 그는 그해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톱스타로서의 걸음을 내딛었다.

‘올인’ 인생을 건 한판


지성의 배우 입지를 다져준 작품은 SBS 드라마 ‘올인’이다. 최정원 역을 맡은 그는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인생의 꽃을 피워냈다.

최정원 역은 원래 지성에게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캐스팅을 정하지 못해 제작진 측에서 난항을 겪고 있던 역할이었다. 톱배우의 반열에 올라선 이병헌을 상대하게 되는 역이기에 남자 배우들이 피하고 있던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지성은 ‘카이스트’ 오디션에서 발휘했던 막무가내 정신을 다시 한 번 발휘하게 된다.

지성은 이번에도 주저없이 드라마 ‘올인’의 유철용PD를 직접 찾아가는 열정을 발휘했다. 어쩐 일로 왔냐는 유철용PD의 말에 지성은 “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저 주십시오”라고 당당히 말했고 이에 유철용PD도 “그 정도 마음가짐이면 됐다”며 지성을 캐스팅 했다.

지성은 “무언가를 얻으려면 먼저 나아가야 한다. 기다리고 있으면 기회가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적극적인 자세로 배우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게 ‘올인’의 최정원역을 맡은 그는 이병헌의 상대배우로 눈에 띄는 연기를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이끌어냈다.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의 깊이가 더해진 ‘올인’은 일본 NHK로 수출되는 등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지성은 ‘올인’으로 SBS 드라마스페셜 부문 연기상을 수상하며 톱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려놨다.

사극에 도전, ‘왕의 여자’로 연기 성숙기에 접어들다


첫 사극인데 연기하는 역할도 광해군이다. ‘왕의 여자’ 광해군은 지성의 연기 생활 중 가장 부담스러운 역할이었다. 1개월을 꼬박 연기한 뒤에야 사극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그는 광해군의 연기에 도전하게 된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김재형 PD가 가장 먼저 낙점한 배우가 자신이라는 점이었다. 지성을 ‘매력 덩어리’라 표현하며 그를 통해 지금까지의 패턴을 깨는 사극을 선보이겠다는 김재형 PD에게 분명 연기로 답례하고 싶었으리라.

둘째는 광해군 연기가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채워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연기에 무게감도 갖고 싶었고 마음에 둔 목표도 있었다. 젊은 연기자들이 사극을 기피한다는데 내게 필요한 게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깊이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는 드라마에 대한 열정을 일으켰다. 그는 종전의 사극에서 묘사된 폭군 광해군에서 벗어나 따뜻함으로 시작해 시대상황에 따라 점차 냉정하게 변해가는 광해군을 연기하겠다 다짐했다.

“광해군이라는 인물을 좀 더 분석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는데 감독이 ‘그러지 말라’고 했다. 감독이 그리는 광해군의 모습이 지금의 나와 닮았지 않나 싶다”고 말하며 연구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두 번째 사극에서 그는 다시 ‘왕’이 되었다. 드라마 ‘김수로’에서 그는 자신이 발전하는 배우라는 것을 뽐내기라도 하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냈다. 이전 사극에서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다.

서른 중반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던 그는 잘생긴 배우이기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더 인정받고자 쉼 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그의 노력과 바람처럼 대중에게 인정받는 팔색조 연기자가 됐다.

마지막 춤은 이보영과 함께,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지성에게 가장 뜻 깊은 드라마 출연이 무엇이냐 물으면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이 결코 빠지지 않을 것이다. 드라마의 주연으로 출연한 이 작품은 시청률이 소위 ‘대박’을 쳤기도 하지만 현재 그의 아내가 된 이보영을 만난 작품이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지성은 재벌가 후계자인 강현우 역을, 이보영은 그의 애인 윤수진 역을 맡았다. SES 걸그룹 출신 유진은 지은수 역을 맡으며 세 사람은 삐뚤빼뚤한 삼각관계를 그렸다.

수진은 현우의 약혼녀이자 연인이다. 하지만 불의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현우는 은수 집에 머물면서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이후 기억을 되찾은 현우는 은수에게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한다. 결국 현우와 은수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내용으로 막을 내렸다.

드라마에서는 비록 이보영과의 연을 맺지 못했지만 작품 이후 2007년 그들은 공식적으로 열애를 인정했다. 그 후에도 두 사람은 당시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통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어 둘 모두에게 의미가 깊은 드라마였다고 할 수 있다.

‘뉴하트’로 연기의 새 심장을 장착하다


MBC 수목드라마 ‘뉴하트’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바로 지성의 재발견이다. 지성은 지군복무를 마치고 컴백 작품으로 ‘뉴하트’를 선택했다. 이 드라마에서 지성은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차 이은성 역을 맡았다.

지성에게 있어 ‘뉴하트’는 제대 후 첫 작품이자 인기리에 방영된 배용준 주연의 ‘태왕사신기’ 후속 드라마로 부담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지성은 ‘뉴하트’를 통해 단순히 인기스타로서만이 아닌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그에게 또 한 번의 발전을 가능케 하도록 도와준 것이다.

지성은 ‘뉴 하트’를 통해 대중들에게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꼴통’ 은성을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형상화해낸 지성의 노력이었다. 전작에서 주로 반듯한 이미지의 무게감 있는 역할을 연기해왔던 지성에게 ‘뉴하트’ 은성은 이제껏 만나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다. ‘꼴통’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닐 만큼 빈틈 많은 허술한 인물이었던 터다.


그러한 은성 역을 지성은 능청스럽게, 우스꽝스럽게, 또 자유롭게 표현해냈다. 그가 ‘뉴하트’를 선택한 것도 전작에서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역할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캐릭터와 자신의 연기 폭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을 고른 끝에 ‘뉴하트’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사고뭉치지만 인간미 넘치는 ‘꼴통’ 레지던트 이은성으로 분한 지성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 MBC 연기대상에서도 황금연기상을 수상하며 길고 긴 연기 인생의 보상을 스스로 얻어냈다. 흥행 면에서도 마지막회 시청률 32%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보스를 지켜라’로 대중에 스며들다


진지한 청년 지성은 배우로서도 언제나 진중한 이미지로 비쳐왔다. 이런 이미지가 쌓이다보면 지나친 무게감이 생겨 배역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지만 지성은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버렸다.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것이 처음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성은 철없고 자기중심적인 차지헌을 코믹하고 가슴 뭉클하게 연기해냈다. ‘노력파’ 지성이 차지헌으로 완벽히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온전히 캐릭터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했던 수고에 있었다.
 

차지헌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 많이 했다는 그는 차지헌에게 어울리는 옷이나 가방 등 디테일한 소품 하나하나까지 챙겼다. “차지헌은 내 가치관을 주입시키고 내가 만든 옷을 입은 캐릭터다”라며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차지헌이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과정과 진솔하게 사랑을 대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뷔 10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선보인 코믹 연기였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코믹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사실을 인정받았고, ‘진지한 청년’을 넘어 ‘귀여운 소년’같은 이미지도 새롭게 정립했다. SBS 연기대상 드라마스페셜부문 남자최우수상을 받는 쾌거가 함께한 것은 배우 지성의 연기 내공을 인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을 가진 완성형 배우가 되었다는 의미다. 

배우가 맡는 캐릭터와 작품은 그 배우의 실생활에 영향을 끼친다.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진짜 우울해지고,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면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지성은 공황장애가 있지만 명랑했던 차지헌을 연기하며 스스로 많은 힘을 얻었다.

‘군필남’ 지성에게 군대란?


대한민국의 보통 남자라면 누구나 입대시기를 놓고 한 번쯤 고민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한창 잘 나가는 연예인이야 더 말해 무엇 할까. 하지만 2005년 공익근무요원 판정은 지성은 재검을 신청해 굳이 현역으로 입대했다.

“입대 예정일 2주일 전에 영장을 받았는데 참 막막했다”라며 “3년 동안 내버려뒀던 책상을 정리하면서 눈물을 찔끔 흘렸다”는 지성이었지만 군생활은 분명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한번쯤 자유가 없는 생활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 싶었고 교장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아버지의 조언도 새겨들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군 복무를 해 힘든 점도 많았지만 2개월쯤 지나서는 군 생활에도 적응해갔다. 강원도 인제에서 6개월 동안 GOP 근무한 뒤 연예 병사 생활을 한 지성은 “‘연예 병사’ 하면 군생활이 다소 편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품는 분이 있을지 모르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여느 군인처럼 훈련과 부대생활은 기본적으로 하면서 국군방송 스케줄과 일주일에 한 차례씩 있는 위문공연 등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중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하는 연예인의 본질적 속성상 2년이라는 기간은 배우에게 위기로 찾아올 수도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그리고 배우 지성은 스스로 위기를 변화의 계기로 바꿨다.

예능으로 대중에게 진실하게 다가가다


지성은 대중한테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배우 생활이 외롭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간 인간적인 모습을 어필할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 지성은 SNS를 시작함과 동시에 최강희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출연했다. 이후에는 SBS ‘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배우인지라 ‘작품으로 대화하면 되겠지’ 했는데, 오히려 그러다보니 ‘인간 지성’에 대해 알릴 기회가 없었다”는 그는 “팬들도 제가 누군지 잘 모른다. 그래서 예능프로그램에 나간다면 계산적이지 않고 솔직담백하게 저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특히 ‘힐링캠프’를 촬영하고 느낀 점이 많았다고. “9시간 동안 녹화했는데 꽤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생각지 않은 얘기도 나와 진솔하게 말했다. 예능 토크쇼는 별로 안해봤는데 끝나고 나니 치료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힐링캠프’ 때 자신이 느꼈듯 팬들이 지성이라는 배우를 보며 기뻐하고 또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열심히 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진솔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새로운 목표다.

지성은 “배우들은 외로움이 정말 크다. 결국엔 나 혼자 해야하고 누구도 날 이해하지 못한다는 그런 외로움을 갖고 있다”며 “그런 생각을 떨쳐내야 한다는 걸 내가 먼저 다가가고 내 고민을 나눠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고 말한다.

대중에 먼저 다가가겠다는 지성. 그래서 혼자 모자 쓰고 사람들 속을 걷기도 한다는 지성은 ‘친구 같은 배우’가 되길 꿈꾸고 있다. 쉽고 자주 볼 수 있다는 의미보다 정신적으로 친근한 느낌을 주고 싶다는 그는 연령대를 떠나서 의사소통을 같이 하고 싶어 한다.

연구하는 ‘영화배우’ 지성


TV 드라마에서 반듯하고 귀공자 같은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지성은 첫 영화인 ‘휘파람 공주’에서 세상에 반항하는 로커로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 “연기는 자신을 깨는 작업 같다. 이제 시작이니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실제 성격은 활발하기보다는 조용하고 진지한 편이다. 자신에게 있는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영화 속에서 드러머로 등장하는 지성은 이 영화를 위해 3개월 동안 드럼을 연습했다. “음악 하는 분께 물어봤더니 어렵지 않다더라고 해 만만하게 봤다. 고생 좀 했다” 지성의 연기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조선후기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추리극 ‘혈의 누’에서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화가를 맡았기에 상반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그는 “그동안 해봤던 배역들과는 한참 다른 역할이다. 긴 머리를 풀어헤친 외모도 그렇고, 대사가 거의 없이 표정으로만 연기하는 캐릭터도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역할을 위해 정말 해골처럼 앙상해져서 “저사람, 지성 맞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촬영 일정이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와 겹치는 바람에 마음껏 망가지기 어려웠다.

그림 그리는 장면을 위해 그동안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동양화 수업을 몇 개월 간 듣는 등 나름대로의 열정을 기울였다. “어차피 영화에 등장하는 그림은 내 작품이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는 자태만은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열정을 보여줬다.

CF 트렌드 중심에서 지성을 외치다


지성은 비교적 일찍부터 CF계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깔끔한, 반듯한, 정직한 등의 수식어룰 지닌 그이니 CF계 블루칩이 될 떡잎을 보유하고 있던 것이다. 정직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는 믿음을 이끌어 시청자에게 신뢰를 얻어내야 하는 전자제품 광고에 제격이었다. 잘생긴 외모에 힘입어 의류브랜드 모델로도 심심찮게 활동했다.

한일 민간 교류 후원 및 한국 대중문화의 일본 전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민간외교부문 한일문화상을 수상한 그는 한류스타로 면세점의 광고모델이 되었던 적도 있다. 국내드라마 수출로 국내 팬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 여성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이었다.

여자 연예인들의 전유물이 불리웠던 화장품 광고와 소주 광고모델까지, 그가 CF계에 자주 등장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CF계의 스타로 부상했다가 사라진 배우가 부지기수인데 반해 지성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오는 터다. 이는 그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외모, 유연한 옷입기


연기 인생 15년 동안 쌓아온 이미지처럼 그는 부드러운 외모와 어울리는 느낌의 캐주얼 의류를 즐겨 입는다. 초기와 다르게 부쩍 날렵해진 외모에 수트 패션과 캐쥬얼 패션을 넘나들며 좋은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성은 눈에 띄는 패셔니스타는 아니지만 어느 옷도 자신의 옷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30살 중반을 넘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어려보이는 외모로 다양한 종류의 옷을 자유자재로 연출하는 건 그만의 장점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각종 시상식이나 공식석상에서 보이는 그의 수트 스타일링이다. 동안 얼굴을 가진 배우들이 수트 스타일링에 애를 먹는 것과 달리 지성은 보타이(Bow tie) 등으로 그 만의 귀여운 스타일을 완성한다.


평소에는 편안한 옷을 즐겨 입는다. 찢어진 청바지나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은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없듯이 실제로 그는 깔끔한 연출을 좋아한다.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 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연기와 패션을 불문하고 언제 어디에서도 그에 맞는 연출을 해내는 것은 지성이 가진 최고의 능력이다. 영화 ‘나의 PS파트너’에서 더 좋은 연출을 위해 초콜릿 복근을 가꿨듯이 지성은 패션에서도 자신의 이미지에 맞게 스타일링 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배우다.

외모도 마음도 반듯한 배우 지성


일반 대중이 연예인들의 심성을 판단하고자 할 때에는 봉사활동이 큰 기준이 된다. 스크린이나 TV에서만 보던 그들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연예인들이 쉬는 기간 동안 이미지메이킹에 힘쓰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때문에 연예인들의 봉사활동에서 눈여겨봐야할 것은 진실성이다. 언론의 노출에 관계하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봉사를 실천했는지의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지성은 베트남의 시골마을 티엔 옌으로 ‘조용히’ 봉사활동을 떠났다. 이런 지성의 행적은 2014년 1월이 되어서야 동행했던 네티즌에 의해 알려졌다. 지성의 꾸밈없고 묵묵한 봉사에 감명받은 네티즌은 “연예인의 봉사활동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지성씨를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 지성은 아침 6시에 기상하여 그 다음날 새벽 2시에 이르기까지 빡빡한 일정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다른 일반인 참가자들과 동일한 프로그램을 따른 것이다. 이처럼 지성은 자원봉사자로서 모든 일정을 완벽히 지켰고 내내 밀려드는 사진 촬영요청과 인터뷰에도 시종일관 웃으며 답하는 ‘매너남’으로서의 면면을 보여줬다.

정해진 봉사활동 외에도 다음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참가자들 사이 율동을 배우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는 지성에 한 참가자는 “보통 사람들도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율동을 꺼리는데 지성씨는 달랐다. 심지어 며칠 연습한 사람보다 율동을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연예인들이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굳이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하는 건 생각 외로 쉽지 않은 일이다. 마케팅적 수단으로서가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봉사활동에 임하는 지성은 ‘난사람’임과 동시에 ‘된사람’인 것이다.

이보영과의 결혼으로 인생 제 2막 시작


두 사람의 만남은 2004년 방영된 SBS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 함께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드라마에서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으나 두 사람은 드라마 종영 후에도 연락을 이어가며 호감을 쌓았다.

열애 사실이 공식적으로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08년 2월로 지성이 제대 후 드라마에 복귀한 시점이다. 두 사람은 열애 3개월째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공개 연인으로 거듭났다. 당시 지성은 MBC 드라마 ‘뉴하트’를 촬영 중이었고 이보영은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을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을 때였다.

지성과 이보영은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 틈틈이 소탈한 공개 데이트를 즐기며 주변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연예계 대표 장수 커플인 이들의 사랑은 대중들에게도 예쁘게 비춰져 결혼을 응원받기도 했다. ‘내 딸 서영이’ 제작발표회에서 이보영은 연인 지성에 대한 질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결혼은 현실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며 “결혼은 자신이 책임지고 감당할 수 있을 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만남에도 불구, 방송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최대한 자제해온 이들에 대해 소문이 무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변함없는 신뢰로 사랑을 유지해왔다.


지성은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오랜 연인의 권태기 극복법에 대해 “권태기는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깔끔하게 헤어지는 것이 낫다. 실제로 서로를 향한 진심을 담은 편지를 주고받는 등 작은 것들을 공유하면서 풀었다”고 말해 연인 이보영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했다.

한 인터뷰에서는 “결혼은 마흔 살 전에 꼭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흔 살은 안 넘기고 싶고 좋은 때가 되면 결혼도 하고 제2의 인생도 시작할 것이다. 결혼이 연기자로서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계기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결혼은 서로를 성숙하게 만들고 인생의 역경을 함께 견딜 수 있는 동반자와의 서약을 맺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성과 이보영은 오랜 연기생활의 빛을 보는 시점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는 이들 인생의 제 2막을 시작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


지성은 과거 완벽한 배우가 되길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깨끗이 지웠다. 그는 “내가 주인공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감히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고맙다”면서 “이제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보여주고, 모든 걸 받아들이고 싶다. 어르신도, 아이도 친구처럼 다가올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성은 배우 인생 15년을 끊임없이 노력하며 달려왔다. 초심을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연기자로서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닦았다. 언제나 내일이 더 발전된 배우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지성을 완벽한 배우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그는 지금의 본인을 만들기 위해 쉬운 길을 두고 먼 곳으로 돌아왔다. 쉬운 길에서 배우지 못했을 것들을 배워가며 현재의 지성을 완성한 것이다. 하지만 지성은 아직 자신이 완성된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주어진 역할에 늘 최선을 다해 왔지만 지금도 그는 배우 수업 중이다. 경험해본 연기보다 앞으로 해 봐야 할 것들이 더 많고, 그래서 계속 앞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우 지성은 이렇게 ‘배우’의 타이틀을 지켜가고 있다.
(사진출처: w스타뉴스 DB, SBS 드라마 ‘카이스트’, ‘올인’, ‘왕의여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보스를 지켜라’, KBS2 드라마 ‘애정의 조건’, MBC 드라마 ‘결혼의 법칙’, ‘김수로’, ‘뉴하트’, SBS 예능 ‘힐링캠프’, ‘런닝맨’, KBS2 예능 ‘해피투게더3’ 방송 캡처, 영화 ‘나의 PS파트너’, ‘혈의 누’ 스틸 컷, SBS 공식 홈페이지, 참이슬 공식 홈페이지 포스터, TV CF ‘하이마트’ 캡처, 나무액터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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