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더 조인 美…신흥국 벼랑 끝으로…'경제 기초체력' 가혹한 시험 시작됐다

입력 2014-02-05 07:07  

'삼각파도' 넘어라-글로벌 금융시장 진단

인도·남아공·터키·브라질·인니, 큰 쇼크 받을 5개국으로 지목
경상수지 흑자 기조 견조한 한국·중국·대만 비교적 안전



[ 류시훈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29일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하기로 결정하자 신흥국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FOMC는 월 750억달러였던 채권 매입 규모를 이달부터 650억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100억달러(850억달러→750억달러) 감축 이후 두 번째다. 이 소식에 터키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신흥국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였고, 통화가치도 하락했다.

○몰아치는 삼각파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삼각파도가 덮치고 있다. 신흥국의 위기 조짐에 더해 예견돼온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가 공식화됐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도 불안 요인이다. 양적완화 축소의 충격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안갯속이다.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이 그나마 튼튼한 한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올 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국이 각자의 기초체력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으면 극명하게 차별화되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란 얘기다.

한국 정부도 신중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양적완화 추가 축소는 예견된 이벤트로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파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흥국 위기 어디까지

신흥국 경제는 이미 부실한 기초체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속히 이탈하면서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는 1월에만 18.7% 급락했다. 터키(4.8%)와 남아공(5.6%)도 예외가 아니다.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려온 국가들에선 외환위기의 전주곡이 울려 퍼졌다. 이들 국가는 통화가치를 높여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렸다. 터키는 4.5%인 기준금리를 10%로 인상했고, 인도(7.75%→8%)와 남아공(5%→5.5%)도 금리를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TF)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는 지난달에만 122억달러에 달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충격으로 끝나면 다행이다. 현실화한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는 펀더멘털이 취약한 다른 신흥국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도 남아공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이른바 ‘프레자일 5(fragile 5·큰 충격이 예상되는 5개국)’에 더해 헝가리 칠레 폴란드 등 8개국이 벼랑 끝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국제 금융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 충격 등으로 해외 투자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이 신흥국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펀더멘털이 양호한 헝가리와 폴란드 통화까지 약세를 보이는 현상은 금융불안이 취약국에서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된 과거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차별화 가속…중국 변수도 주목

그렇지만 신흥국 시장에선 중장기적으로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상수지 적자 폭이 크고 정부와 민간의 부채가 과다한 국가들은 충격을 받겠지만,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견고한 한국 대만 중국 등은 중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한국 주식시장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의 후유증이 ‘소나기’ 수준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9~10월과 같은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게 첫 번째 이유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실물경제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5로 최근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도 지난해 두 자릿수에서 12월엔 4%로 크게 둔화됐다. 여기에 향후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도 예상되고 있어 지수가 쉽게 상승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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