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윈도8 '에이서 W4', 노트북-태블릿 사이서 길을 잃다

입력 2014-02-07 09:44   수정 2014-02-07 10:14

MS 최신 윈도 8.1 탑재 태블릿 '에이서 아이코니아 W4' 직접 써보니…



[ 김민성 기자 ] # 1. A에게는 13인치 노트북이 있다.

여기저기 들고 다니면서 문서 작업을 한다. 엑셀을 열어 표를 짜고, 파워포인트로 발표 자료를 만든다. 문제는 항상 들고 다니기 무겁다 점. 지하철에서 드라마 한편 보려고 노트북 열기 좀 민망하다. 옆자리 여성은 아까부터 애플 아이패드 미니로 드라마를 보면서 나지막하게 낄낄거리고 있다. 태블릿이 한대 필요한 시점인가 싶다.

# 2. B에게는 아이패드2 태블릿이 있다.

블루투스 키보드가 있어 온라인 검색이나 간단한 문서 작업에도 쓴다. 하지만 윈도 기반에서 원활히 돌아가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쓰는 건 영 복잡하다. 전자책을 읽고 영화·드라마를 보고 이메일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확인하는 데는 쓰기 편하지만 사무용 작업은 제대로 못하는게 아쉽다. 결국 노트북을 한대 사야하나 고민이다.

A와 B의 고민은 직장인에게 흔하다.

태블릿만 사자니 노트북의 멀티 기능이 아쉽고, 노트북만 쓰자니 휴대성이 떨어진다. PC 운영체제(OS) 윈도로 '제국' 아성을 쌓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모바일OS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가장 노리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MS는 지난달부터 윈도 모바일 최신 OS인 8.1을 탑재한 8인치 '에이서 아이코니아 W4(이하 에어서 W4)' 태블릿을 출시했다.

기자가 직접 '에어서 W4'를 손에 쥐었을 때 첫 인상은 PC와 똑같다는 것이었다. '양념 반- 후라이드 반'처럼 '노트북 반-태블릿 반' 같은 느낌이었다. 측면에 달린 전원 버튼을 눌러 화면을 열면 윈도 특유의 잠금 화면이 나온다. 화면 사용화 경험(UX)이나 인터페이스(UI)가 PC와 동일하다.

첫 화면은 윈도 모바일 특유의 텍스타일 레이아웃으로 구성돼 있다. 윈도 모바일에 최적화한 익스플로러, 사진, 메일, 일정, 지도 등 서비스 아이콘들이 격자로 나열돼 있다.


가장 먼저 와이파이를 연결해봤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은 화면 윗부분을 아래로 쓸어내리거나, 아래 부분을 위로 쓸어올릴 경우 와이파이 연결 버튼이 포함된 간단 설정창이 표시된다.

하지만 '에이서 W4'는 화면 상·하단이 아닌 우측에서 좌측으로 스와이핑을 해야 '설정' 관련 사이드바가 튀어나온다. 문제는 설정 사이드바 메뉴 텍스트가 지나치게 작다는 점이다. PC버전과 메뉴 표현 방식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원하는 메뉴를 바로 찾아내기 쉽지 않았다. 와이파이 활성 가능 목록을 불러오더라도 빼곡히 네트워크명이 나열되기 때문에 구별하기에 눈 피로감이 컸다.

아이패드나 '갤럭시 10.1' 등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태블릿 UI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업무용으로 제대로 쓰려면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 전자펜 등은 필수로 느껴졌다. 더구나 화면 터치감이나 정확도가 인기 태블릿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와이파이 연결을 마친 뒤 익스플로러를 눌러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사이트인 [한경닷컴]을 구동해봤다. 'www.hankyung.com' 유알엘을 넣으니 풀브라우징 PC웹이 뜬다. 단축 주소인 'hk.hn'을 입력해도 한국경제 모바일웹이 아닌 PC웹으로 연결된다.

보통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PC웹 도메인을 입력할 경우 모바일웹이 구동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에이서 W4'는 노트북과 똑같이 웹페이지를 보여준다. 팝업창이 있을 경우도 PC웹과 마찬가지로 허용 옵션이 하단에 표시된다. 굳이 차이점을 들자면 도메인 입력란이 PC웹에는 상단에 있는 반면, 태블릿에는 하단에 있다는 점 정도다.

브라우징 안정성 및 영상 플레이 속도를 알아보기 위해 유튜브(www.hankyung.com) 사이트를 열어 동영상을 재생했다. 보통 PC웹은 화면이 크기 때문에 모바일웹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유선망보다 속도가 느린 무선 데이터로 PC웹을 구동하면 시간이 더 걸리게 마련이다.


'에이서 W4' 역시 풀브라우징 웹을 구동한 뒤 영상을 재생했기 때문에 속도가 다소 떨어졌다. 물론 와이파이 환경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유튜브 모바일웹 재생 속도보다는 확실히 느렸다. 간간이 버퍼링이 이어지기도 했다.

가장 강점이라는 MS오피스를 구동해봤다. '에이서 W4'의 최대 강점은 태블릿에 무료 제공되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PC 경험과 똑같이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엑셀을 열어 숫자와 텍스트를 입력해 도식을 만드는 과정에도 입력 불편이 컸다. 복잡한 수식 및 표 입력 작업을 하기 일쑤인 오피스 사용에 8인치는 여전히 작게 느껴졌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확대해 숫자를 넣고 다시 터치로 작게 한 뒤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야하는 등 까다로웠다.

노트북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8인치보다 큰 화면이 필요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최근에는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계열 6인치대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세. 삼성전자는 12인치대 대화면 태블릿을 출시했고, 애플 역시 12인치대 신형 아이패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 및 업무용 콘텐츠 시장을 겨냥한 대형화가 추세다. '에이서 W4' 8인치 화면이 전략적으로 어중간하게 평가받는 대목이다.


디자인이 투박한 점도 못내 아쉬웠다. 애플이나 삼성전자는 태블릿 기능성 향상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하드웨어 소형화 작업을 통해 무게를 줄이고 두께를 얇게 만들고 있다. '에이서 W4'는 두께는 10mm다. 신형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미니2)의 7.5mm, 구글 레퍼런스 태블릿인 넥서스7의 7.9mm와 비교해 두껍다. 무게 역시 415g으로 한손에 들면 묵직함이 느껴진다. 7.9인치 크기인 아이패드 미니2는 331g, 7인치인 넥서스7은 290g. 여성 사용자들이 중시하는 다양한 색상이나 전반적 외형 세련미가 타 제품에 비해 떨어졌다.

'에이서 4W' 64GB 국내 가격은 49만9900원이다. 64GB로 태블릿 치고는 큰 저장공간에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점까지 감안할 때 5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경쟁력은 있다.

그러나 오피스 프로그램을 PC나 노트북에서만큼 편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태블릿 자체 쓰임새로 50만원 경쟁력은 다소 빛이 바란다. 아이패드 미니2는 16GB 모델이 50만원, 64GB는 74만원이다. 넥서스7 32GB 제품은 36만 9000원(64GB 모델 없음)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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