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이동기지국…영화 받는데 1초"

입력 2014-02-09 21:44  

과학기술 프런티어 - 5G 통신 연구 박애순 ETRI 모바일액세스연구실장

車·가전 사물인터넷 '서버 역할'
홀로그램·UHD 방송도 가능



[ 김태훈 기자 ]
“5세대(G) 이동통신부터는 스마트폰으로 홀로그램과 초고화질(UHD) 방송까지 볼 수 있게 됩니다. 2020년까지 이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박애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모바일액세스연구실장은 국내 이동통신 연구자 중에서도 손꼽히는 전문가다. 3G에서부터 4G 기술인 LTE(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까지 주요 이동통신 서비스 개발 때마다 주역으로 참여했다. 지난해부터는 2020년까지 5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박 실장은 “5G 개발 프로젝트는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진정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한 편 1초에 다운로드

5G는 개인에는 초당 1기가비트(Gbps)급, 기지국에서는 100기가비트급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서비스다. 박 실장은 “800메가바이트(MB)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때 LTE에서 40초 걸린다면 5G에서는 1초도 안 걸린다”고 설명했다.

일반인 중에는 초당 수십메가비트(Mbps) 속도인 현재 LTE로도 충분한데 5G가 벌써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5G는 단순히 속도만 1000배 빠른 기술이 아니다. 기지국당 지금보다 1000배 많은 단말기를 수용할 수 있다. 가전, 의류까지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도 필요한 기술이다.

5G 연구개발(R&D)은 현재 기획 단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5G 이동통신을 2020년께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 위한 ‘미래 이동통신 산업발전전략’을 확정하고 민·관 합동으로 R&D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 실장을 비롯한 ETRI 연구팀은 5G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서비스를 발굴하는 주축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동형 소형 기지국 기술 주목

박 실장이 꼽은 5G시대 대표 서비스는 미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사용자들이 주변에 있는 사람 중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모아 소셜망을 자유롭게 만들어 소통하는 개념이다. 사용자들이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서버역할까지 할 수 있어야 가능한 서비스다. 박 실장은 “5G부터는 스마트폰이 서버 역할은 물론 이동형 기지국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고정형 기지국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구축하던 기존 개념이 완전히 바뀌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이 직장이나 집에서 기지국 역할을 하는 대신 이통사로부터 사업권을 받아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했다.

초다시점 영상을 이용한 모바일 입체영상, 모바일 사설 클라우드 서비스, 모바일에서도 UHD와 홀로그램 등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양방향 TV 서비스 등도 5G시대의 대표 서비스로 꼽힌다.

◆“이공계 선택하기 좋은 시기”

박 실장은 1987년 충남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ETRI에 입사했다. 요즘에는 박사 학위 없이 ETRI 연구원으로 입사하는 게 어렵지만 그 무렵 ETRI는 부족한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3~4년간 대졸자 공채를 선발했다. 석사는 1997년, 박사는 2001년 충남대에서 받았다. 연구원 생활 초기 10년간 유선 통신 기술을 개발했지만 1990년대 후반 이동통신으로 연구 분야를 바꾼 뒤 더 빼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박 실장은 대부분의 연구자처럼 수학을 좋아한 게 계기가 돼 이공계를 선택했다. 그는 “대학 진학 때 집에서는 의대와 약대를 원했지만 무언가 새로운 분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전자 분야를 택했다”고 소개했다.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는 취업 후 성공 가능성이 낮아 이공계 선택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박 실장은 “이동통신 기술이 5G로 발전하면서 이공계 엔지니어와 연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은 이공계를 선택하기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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