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차선…운전할 때마다 아찔"

입력 2014-02-23 21:24   수정 2014-02-24 04:35

현장 리포트

삼성서울병원 사거리·원효대교 등 곳곳서 차 뒤엉켜…대형사고 가능성

서울 차선 90% 새로 칠해야
현재 예산으론 10%만 보수 가능
매달 도색하는 일본과 대조적



[ 강경민 기자 ]
서울 여의도동에 사는 강모씨는 최근 야간에 용산과 여의도를 잇는 원효대교를 자동차로 건너다 대형 사고를 낼 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편도 2차선 도로에 그려진 백색 차선이 보이지 않아 차선을 넘어 운전하다 옆 차로에서 추월해 나가는 차를 간신히 피했다. 강씨는 “야간에나 비가 오는 때에는 원효대교 차선이 거의 보이지 않아 운전에 애를 먹는다”고 털어놨다.

○야간·우천 시 안 보이는 차선

서울지역의 희미한 도로 차선이 자동차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용산에서 여의도 방향의 원효대교 초입 200여m 도로에는 최근 아스팔트를 덧씌워 차선이 아예 그려져 있지 않았다. 또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 사거리와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사거리, 올림픽도로 구간 곳곳 등 도로 차선이 지워져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대부분의 도로 차선은 야간이나 비가 올 때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서울시와 구청들은 예산 부족으로 차선 보수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로 차선이 자동차 불빛을 반사하는 정도를 뜻하는 반사성능 기준은 백색 차선이 120밀리칸델라(mcd), 황색은 70mcd, 청색은 40mcd다.

작은 촛불 한 개의 밝기가 1000mcd에 해당하며 반사성능이 높을수록 차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선이 마모되면 실제 반사성능은 10mcd 수준으로 떨어진다. 특히 비오는 날이면 도로에 수막이 형성돼 빛을 분산시킴에 따라 반사 성능도 급격히 저하된다.

○10%에도 못 미치는 차선 재도색

서울시는 시내 전체 도로 2만1459㎞ 중 90%가 넘는 대부분의 차선이 마모돼 색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새로 색칠한 차선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1707㎞에 불과했다. 차선 보수예산이 67억원만 배정됐기 때문이다.

올해 배정된 관련 예산은 7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차선 보수만 가능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차선이 마모되면 교통사고 위험이 큰데도 다른 사업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려 이 정도 예산밖에 배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25개 구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로 이면도로를 관리하는 구청의 경우 차선 보수에 들어가는 연간 평균 예산은 1억~2억원 수준이다.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도로 보수 관련 예산을 가장 먼저 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모습과 대조된다. 일본에선 각 지방자치단체가 한 달에 한 번씩 차선을 색칠할 정도로 관련 예산을 먼저 배정한다.

○도료 품질도 문제

서울시가 사용하는 차선 도료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선 색칠에 쓰이는 도료는 1~5종까지 다섯 종류가 있는데 내구성과 반사성능이 가장 좋은 도료는 5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4종 도료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5종 도료가 4종에 비해 가격이 적어도 몇 배 이상 비싸다는 점이다.

현재 5종 도료를 활용해 색칠할 수 있는 국내 업체가 5곳에 불과하다는 점도 서울시가 5종 사용을 꺼리는 이유다. 김종호 서울시 교통시설팀장은 “다음달께 5종 도료의 성능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사용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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