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 10일부터 진료 거부"…의사들 '원격의료' 합의 파기

입력 2014-03-02 20:58  

의협 "의료 민영화 저지" 총파업 결의

대학·대형병원 "집단휴진 참여 안해"
전공의·한의사·치과協 동참은 미정



[ 이준혁 / 박상익 기자 ]
의사들이 원격의료·의료법인 자회사의 영리사업 허용 등에 반발해 14년 만에 파업을 결정했다. 의료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의료산업 정책이 또다시 직업 이기주의라는 암초에 봉착한 것이다. 더욱이 이번 파업 결정은 지난 1월 의료계·정부 간 의료발전협의회가 도출한 ‘원격의료 법제화 추진’이라는 합의를 의사들이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구속 염두에 둔 비대위 꾸려”

지난 1일 끝난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 찬반 투표는 전체 의사 9만710명 가운데 4만8861명(53.8%)이 참여, 3만7472명(76.69%)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2000년 6월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의 총파업 이후 14년 만에 ‘의료 파업’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의사협회는 2일 총파업을 진두지휘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노환규 의협 회장을 선임했다. 의협 관계자는 “노 회장을 비롯해 비대위원 10~15명을 선임했으며 3일부터 총파업을 위한 전면적인 준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는 “비대위는 (지도부가) 구속된다는 가정 하에 인사를 짰다. 핵심 지도부를 미리 1·2·3기 비대위에 골고루 배치하는 등 1기가 구속되면 2기가 곧바로 구성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파업 명분은 ‘원격의료 반대’와 ‘의료 영리화 저지’다. 그러나 저변에는 정부에 대한 반감과 건강보험 수가 인상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개원의의 반대가 심하다. 현재 의협 회원은 9만여명. 이 중 2만9000명인 개원의사들이 의협에서 파업 결정을 주도했다. 이들 가운데 1만5000여명의 의사들은 오는 10일부터 집단휴진에 들어가기로 했다. 원격 진료가 허용되면 이들이 운영하는 동네 병·의원이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재영 의료신문 청년의사 편집주간은 “의사들은 낮은 수가와 진료비 삭감,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등에 대해 감정적으로 격해져 있는 상태”라며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원격의료라는 도화선을 계기로 폭발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전공의 참여 여부가 변수

그러나 개원의들의 파업이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대학·대형 병원을 비롯해 공중보건의·보건소 등은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병원협회는 “국민건강을 볼모로 하는 파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 변수는 치과·한의사·간호사협회 등 다른 보건의료단체와 대학 병원 전공의들의 참여 여부다. 이들이 파업에 동참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우선 명분이 약하다. 지난 1월 의사협회가 꾸린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와의 협상 끝에 원격의료 법제화 등을 합의해 놓고도 투표를 통해 결과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료계 내부에서는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는 것과는 별개로 실제 파업을 결행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편이다. 개혁입법에 저항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국민들의 공분을 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의협 측도 파업 기한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한 관계자는 “무기한 집단 휴진으로 갈지, 한시 파업으로 갈지 논의 중”이라며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협이 수가 인상이라는 실리와 의료정책 반대라는 명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6·4 지방선거 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대치상황을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준혁/박상익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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