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비켜라…막 오른 '족발 시대'

입력 2014-03-03 07:00  

Small Biz 성공 자영업 길라잡이 - 창업 뉴 트렌드

고깃집 판도 변화

지방 적고 단백질 많아
2030 여성 소비층 가세
술 포함 4인 4만원 '저렴'



[ 강창동 기자 ]
서울 신림역 6번 출구를 나와 보라매공원 쪽으로 5분 걸어가면 ‘천하제일족발카페(천족)’란 가게가 나온다. 1, 2층 복층 매장으로 된 이 가게는 지난해 12월 말 문을 열어 영업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개점 초기이고, 그동안 아무런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 가게의 하루평균 매출은 1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오후 4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새벽 5시에 문을 닫는 이 점포는 하루 두 번 피크시간대를 맞는다. 첫 번째 피크타임은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두 번째는 새벽 1시30분부터 2시30분 사이다. 피크타임에는 20여개의 4인용 탁자가 꽉 찬다. 최정희 천족 총괄센터장(50)은 “저녁에는 20대 여성들이 주력 고객층이고, 새벽에는 인근 유흥가에서 시간을 보낸 4050세대가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삼겹살이 퇴조하고 족발이 뜬다

우리나라 고깃집에서 부동의 인기 1위였던 삼겹살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족발이 급부상하고 있다. 웰빙 바람으로 지방이 많은 삼겹살보다 단백질이 많은 다리쪽 부위를 이용한 족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삼겹살의 인기 하락은 가격상승이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고깃집에서 1인분(150g)이 1만2000원대로 가격이 상승, 4명이서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려면 테이블 단가가 5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예전처럼 9000원대 삼겹살을 즐기려면 품질이 떨어지는 냉동 삼겹살을 먹는 수밖에 없다. 고기 무한리필 브랜드 ‘홍빠’를 운영하는 김명기 사장(53)은 “실제로 삼겹살 소비량이 30% 정도 줄어든 반면 앞다리와 뒷다리 부위 양념고기 소비가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다리 부위 메뉴 중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 족발이다. 족발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2030세대 여성이 신소비층으로 가세한 덕분이란 분석이 많다.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좋은 콜라겐이 족발에 풍부하다는 사실이 여성 고객들을 유혹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족발의 장점으로 꼽힌다. 족발전문점에서는 4인 기준 4만원이면 술과 안주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족발집은 어느 동네상권이나 전통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널리 퍼진 업종이다. 하지만 조리 과정이 까다로워 음식점마다 조리방법이 다르고 폐쇄적이란 특징이 있다. 위생 문제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족발전문점은 장사 초보자가 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은 업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진입장벽이 무너졌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위생적인 설비를 갖추고 족발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족발집은 춘추전국시대

전통시장에 웅크리고 있던 족발집이 도심에 등장하고 있다. 번화가인 신촌, 가로수길, 청담동, 이태원, 홍대상권 등에는 족발전문점들이 앞다투어 문을 열고 있다. ‘훌랄라치킨’의 자매 브랜드인 ‘천족’은 새로운 메뉴와 세련된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 인테리어와 주점의 분위기를 잘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천족은 온족발 전문점이다. 방금 솥에서 꺼낸 것처럼 따뜻한 상태로 먹기 때문에 ‘온족발’이라고 부른다. 단골고객인 김혜민 씨(25)는 “삼겹살집은 냄새가 옷에 배고 연기가 나는 등 불편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비싼 데 비해 족발은 비교적 저렴하고 먹기도 편해 자주 족발집을 찾는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서교동 홍대 상권에는 독특한 족발집을 여러 개 볼 수 있다. ‘족발중심’은 족발을 석쇠에 초벌구이한 후 매운 양념을 바른 ‘매운화(火)족발’이 인기다. 족발중심은 족발과 보쌈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세트 메뉴를 주력으로 막국수, 멸치주먹밥 등 부대 메뉴를 갖추고 있다. 이 점포 인근에는 연예인 박명수의 이름을 내 건 ‘족발의 명수’를 비롯 칼국수와 족발을 조합한 메뉴로 유명한 ‘홍대칼국수와족발’ 등 유명 점포들이 밀집, 이른바 ‘족발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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