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에 10억대 로또 대박 맞았다 8년만에 범죄자로" 왜?

입력 2014-03-05 15:07   수정 2014-03-05 17:00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열 명 중 6명 가량 (57.8%)은 최근 1년 내 복권(福券)구입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복권을 구입 (3.0%)하는 게 주식 투자 (4.2%)를 하는 것 보다 오히려 더 사행성이 낮다는 시각을 보였고요. 이는 복권을 살 때 거의 대부분 (93%)이 1만원 이하를 쓴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고요.

우리나라 성인들은 로또 구입이 일확천금을 노리기 보다 일종의 기대감 또는 재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보입니다. 여섯 개 수 모두 맞춰 로또 1등에 당첨할 확률이 814만506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로또 1등 확률에서 분모는 2011년 진행된 서울특별시장 선거의 전체 유권자수인 837만4067명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로또에서 거의 매주 10명 안팎의 사람이 이른바 수십억~수백억원의 ‘복권 (福權)’을 거머쥐는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그들에게 “저런 사람은 무슨 복을 타고 났길래”라는 부러움 반, 시샘 반의 시선을 받습니다. 그러나 오늘 2014년 3월 5일 로또 1등 당첨된 사람을 마냥 부러워할 일만은 아니란 사실을 보여주는 연합뉴스 보도가 나와 입맛 씁쓸하게 합니다.

2006년 스물여섯 나이에 로또 1등에 당첨돼 10억원 상당을 받았으나 모두 유흥비로 탕진하고 결국 범법자로 전락한 서른넷 먹은 한 남성의 인생유전이 보도의 핵심인데요.

이에 따르면 경남 진주경찰서는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척하다 135차례 (1억3000만원 상당)나 들고 튄 황아무개씨를 붙잡아 상습 절도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황씨는 유흥비 마련과 수배에 따른 도피자금 확보를 위해 훔친 휴대전화를 장물아비에게 팔아 넘겼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연합뉴스는 기사 말미에서 황씨가 도피 중 또다시 로또 당첨의 기대를 안고 훔친 돈을 복권 구입에 적지 않게 쓴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몇 달 전 한 지상파TV의 시사프로그램이 이처럼 복권당첨을 통해 이른바 인생역전 의 ‘대박’을 맞았다가 결국 ‘뒤끝’이 좋지 않았던 사례를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왜 이럴까?

이같이 인생의 ‘극과 극’을 오가는 사례들은 궁금증을 유발하긴 하지만 설명하는 건 “불가능”이 정답으로 꼽힐 터입니다. 사람 속에 들어가지 않는 한 어떻게 알겠냐는 거지요.

사전을 찾아 보았습니다. 흔히 네잎클로버가 상징하고 영어로 보통 Good Luck 한자로 幸運이라고 표기하는 ‘행운’은 “좋은 운수, 행복한 운수”로 풀이합니다.

반면 세잎클로버의 상징이고 영어로 통상 Happiness로 쓰며 한자가 幸福인 행복은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사전은 설명합니다.

이처럼 행운과 행복을 사전적 의미로 식별해 본 것은 運과 福에 달긴 의미 차별성을 따져 보기 위해서 입니다. 때문에 흔히 로또 등을 통칭할 때 쓰는 ‘복권’이라는 말의 적절성도 파악해 본다는 뜻입니다.

불교신문 사장을 지낸 차길진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대표는 한국경제 인터넷 미디어 한경닷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로또는 언젠가는 갚아야 할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운권 (運券)’ 뿐이지 적립된 ‘복권(福券)’이 결코 아니다.” 차길진 대표의 말에 앞서 언급한 황아무개씨를 대입시켜 보면 그는 복권에 당첨된 것이 아니라 잠시 운권을 맡았을 뿐으로 여겨집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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