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감산 '쇼크'…100여 부품사 일감 끊겨 '줄도산' 공포

입력 2014-03-10 20:46   수정 2014-03-11 05:22

뉴스 & 분석 - 군산공장 가동률 50% 밑으로 추락

유럽 수출用 쉐보레 생산 2016년 전면중단
강성노조·통상임금 탓 脫한국 가속화될 듯



[ 최진석 / 정인설 기자 ] “공장을 1주일에 이틀만 돌립니다.”

한국GM에 자동차 차체와 금형 부품을 공급하는 A사의 김모 사장은 자사의 군산공장만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크루즈와 올란도를 생산하는 한국GM 군산공장의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이곳에 부품을 공급하는 A사의 군산공장 가동률도 함께 추락하고 있어서다. 김 사장은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부품을 납품해왔고 한국GM 매출 의존도가 70%가 넘는다”며 “군산공장 가동률이 이런 식으로 떨어지면 인천공장을 포함한 회사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국내 3위 완성차 업체인 한국GM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불똥이 부품업체로 튀고 있다. 특히 유럽에 크루즈와 올란도 등 주력 모델을 수출하던 군산공장의 생산량이 급감하자 이 지역 부품사들 중 일부는 벌써부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군산지역 부품사들 비상

한국GM은 지난해 국내에서 총 78만518대를 생산했다. 전년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올 들어 하락폭은 더 커졌다. 1~2월 생산량은 10만16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2%나 줄었다. 가장 큰 이유는 GM의 유럽차 판매가 위축된 탓이다. 한국GM은 유럽에 나가는 쉐보레의 90%(올해 기준 15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GM(제너럴모터스) 본사는 작년 말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2015년 말까지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2016년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량 대부분이 끊기는 셈이다.

자동차 엔진 관련 부품을 제작하는 B부품사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을 포장해 수출하는 CKD(반조립 제품) 물량도 계속 줄고 있다”며 “공장을 돌리지 못하면 각종 시설 유지비와 유휴인력 발생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으로 회사의 경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GM의 CKD 수출량은 전년 대비 7.2% 줄어든 118만4774대를 기록했다. 올해 1~2월 누적 수출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GM 탈한국 가속화하나

GM이 고비용을 이유로 한국 내 생산량을 줄이는 ‘탈(脫)코리아’ 현상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GM은 이미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크루즈의 차세대 모델을 해외 공장에서 만들기로 결정했다.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차 ‘아베오’의 후속모델 생산 계획도 취소된 상황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2012년 취임 뒤 지난달까지 총 세 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군산공장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공장 노사는 지난달 현행 주간 2교대는 유지하면서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종전 54대에서 35대로 35% 감축하는 ‘잡 다운’ 방식의 운영 방안에 합의했다. 이어 생산직 근로자 2200명 중 비정규직 1100명을 대상으로 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휴직 기간은 9개월로 3개월 유급, 6개월 무급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공장을 1주일에 3일 돌리는 만큼 생산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구체적인 휴직 인원 수를 산출하는 중이며 일부 인원은 다른 공장으로 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 부품업체들도 유휴 인력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C부품사 사장은 “한국GM이 군산공장의 미래 생존계획을 하루빨리 내놓지 않으면 지역 부품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산시에 따르면 한국GM 군산공장의 협력업체 직원 수는 100여개 1차 협력업체 4500명, 2~3차 협력업체 2500명 등 총 7000명에 달한다. 이에 군산공장 협력업체들은 13일 부평 본사에서 대책을 논의한 후 회사측에 물량 확대를 요구할 예정이다.

○한국 비중 축소… 통상임금 탓

IHS오토모티브는 한국GM의 생산 감축 계획을 감안하면 GM이 2015년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량 규모는 작년보다 20%가량 감소한 65만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GM은 그동안 한국 공장 근로자의 높은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회사 측은 이와 함께 연장, 야간, 휴일근로 가산수당 산정 시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 범위의 확대도 한국GM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샤 사장은 지난 6일 중형 세단 말리부 디젤 출시행사에서 “올해 최대 도전과제는 노조와의 통상임금 협상”이라며 “인건비 상승으로 한국GM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미래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속도로 생산량을 줄이면 한국GM이 생산기지로서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지적한다.

최진석/정인설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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