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 "석유화학 기반 자동차·가전 등 소재산업 진출할 것"

입력 2014-03-14 07:01  

Cover Story - 에쓰오일

아이러브 코리아
새해 첫날 한복 차림 근무…송년회는 '국악 한마당'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추구
안전 골든룰 선포…무재해 결의…마곡에 석유화학기술센터 설립



[ 박해영 기자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나세일입니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사진)의 명함엔 ‘나세일(羅世壹)’이라는 한국 이름이 함께 새겨져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그는 2012년 3월 사장으로 취임한 후 몇 달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해 한국 이름을 만들었다. 본래 이름인 나세르의 발음에 맞춰 한글을 지었고, 본관은 에쓰오일 공장이 있는 울산으로 정했다. 한국 이름은 ‘세상을 아우르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상하 신뢰를 얻어 최고 기업을 만들자’는 뜻이라고 한다.

○“아이 러브 코리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대주주가 된 뒤 그는 네 번째 취임한 사장이다. 하지만 한국 사랑은 단연 으뜸일 것으로 그는 자신한다.

온 국민의 이목이 소치 동계올림픽에 쏠려 있던 지난달 10일 마하셔 사장은 조용히 러시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소치로 달려간 그는 김재열 소치올림픽 한국선수단장에게 금일봉을 전달하고 곧바로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상화 선수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승전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마하셔 사장은 준비해 간 태극기를 흔들며 연신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고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했다.

그는 소치올림픽 개막 전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포상금 지급을 약속했다. 소치 대회 입상 성적에 따라 금메달 2000만원, 은메달 1000만원, 동메달 500만원 등 포상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외국계 회사의 외국인 사장으로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마하셔 사장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 대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포상금 지원을 약속했다”며 “노력과 열정으로 세계 정상의 실력을 갖추고 국민들을 열광시킨 빙상 선수들은 한국 국민의 영웅”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취임 직후 회사 전용 차량도 한국산으로 바꿨다. 휴대폰도 한국 스마트폰으로 교체했다. 그는 “한국산 스마트폰이 통화 품질이 좋을 뿐 아니라 화면이 크고 선명해 모바일 오피스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제격”이라며 만족해했다.

마하셔 사장의 한국 사랑은 한복과 국악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첫 근무일을 한복 차림으로 시작했다. 올해 1월 시무식 때도 두루마기 한복 차림으로 회사에 나와 한국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건네고 모든 임직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작년 말에는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100여명의 임원 부부와 함께 전통 한복을 입고 송년회를 치렀다. 행사 내용도 판소리, 창극, 민요가 어우러진 국악 한마당이었다. 마하셔 사장은 “한복은 한국인의 풍류와 품격을 상징하는 훌륭한 예복”이라며 “연말연시 행사에서 한복을 입는 이유는 한국 전통문화를 지키고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복 예찬론을 펼쳤다.

서울 공덕동 로터리에 있는 에쓰오일 본사 앞에는 특별한 ‘무료 카페’가 있다. 오가는 행인들이 따뜻한 차를 마시며 추위를 녹일 수 있는 ‘구도일 찻집’이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마하셔 사장이다. 그는 “지역주민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무료로 차를 대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마스코트 이름을 딴 구도일 찻집은 일반적인 음료 자동판매기를 개조해 만들었다. 하루 24시간 운영하며 검은콩곡차, 핫초코, 현미녹차라테 등의 메뉴를 갖추고 있다. “주민들의 건강을 생각해 커피나 탄산음료보다는 몸에 좋은 음료를 선정하자”는 마하셔 사장의 주문을 반영한 것이다. 그는 “간단한 요깃거리가 될 정도인 검은콩곡차는 출퇴근길에 직장인들이 좋아하고 녹차라테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메뉴”라고 전했다.

○유화 기반의 소재사업에도 진출할 것

마하셔 사장은 안전관리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올해 중점 경영과제로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안전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상의 핵심 가치”라며 “임직원과 협력회사 근무자 등 모든 에쓰오일 가족은 에쓰오일 공장을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한 사업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안전 골든룰’ 선포식을 열고 무재해 결의를 다졌다. 에쓰오일 임원 전원은 매년 두 차례 ‘공정지역 안전점검’ 프로그램에 참여해 현장 직원들과 함께 안전의식 고취에 나서고 있다.

마하셔 사장은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 마곡산업단지 입주 계약서에 서명했다. 에쓰오일은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석유화학기술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울산지사 부지도 최근 5190억원에 사들여 석유화학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마하셔 사장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정유, 윤활, 석유화학 사업을 아우르는 수익성 높은 종합 에너지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며 “석유화학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자동차, 가전, 바이오기술 등 고부가가치의 소재 사업에도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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