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프렌치 레스토랑 비앙에트르, 한옥 골목에서 '프렌치 休食'을 만나다

입력 2014-03-15 18:05  

Luxury & Taste

삼청동 인근 윤보선 고택 앞 독특한 현대식 건물에 위치
모든 요리에 와인소스 사용…모든 접시는 도예가의 작품
식전에 먹는 '아뮤즈부쉬'…석달마다 메뉴 바꿔 차별화
2시간30분 코스로 여유 만끽



[ 강진규 기자 ]
서울 삼청동 정독도서관 입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10m가량 걷다 보면 독특한 현대식 건물이 눈에 띈다. 조민석 건축가가 지은 ‘송원아트센터’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모두 다른 비대칭형 건물로 유명하다. 정면부는 뾰족한데 한쪽에서 보면 직사각형, 반대쪽에서 보면 사다리꼴로 보인다. 문화재로 지정된 윤보선 전 대통령 고택 바로 옆에 있어 묘한 긴장감을 준다. 프렌치레스토랑 ‘비앙에트르(bien tre)’는 이 건물 1층에 있다.


비앙에트르는 프랑스어로 ‘행복’ ‘평안’ ‘만족’ 등을 뜻한다. 이 레스토랑의 총괄셰프인 박민재 셰프는 “요리를 먹는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레스토랑 이름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내부 인테리어도 고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의자와 테이블보를 화사한 민트색으로 꾸몄다. 흰색과 민트색의 조화에서 서유럽의 화사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창가 자리에 앉아 한옥을 내려다보며 예약해둔 셰프 추천 특선 메뉴를 주문했다. 셰프 추천 특선 메뉴는 박 셰프가 직접 고른 재료로 만든 비앙에트르의 대표 메뉴다. 하루 전에 미리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1주일에 평균 5~6팀이 이 메뉴를 주문한다고 한다.


처음에 나온 것은 아뮤즈부쉬였다. 아뮤즈부쉬는 프랑스 요리에서 입맛을 돋우기 위해 나오는 식전요리를 뜻한다. 한입 크기의 간식거리 여섯 가지를 한 접시에 담았다. 햄버거 미니어처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아뮤즈부쉬는 셰프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메뉴다. 비앙에트르에서는 3~4개월마다 아뮤즈부쉬의 구성을 바꾼다.

다음으로는 푸아그라가 나왔다. 오리의 간을 사용했다. 박 셰프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오리나 거위의 간은 대부분 냉동 상태로 수입된 것”이라며 “프랑스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것과 같은 푸아그라를 만들기 위한 프렌치 레스토랑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비앙에트르의 푸아그라는 냉동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신선했다. 간은 기름진 부위지만, 느끼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담백했다.

아뮤즈부쉬와 푸아그라에 이어 생선요리와 고기요리가 연이어 나왔다. 고기요리는 1++등급 한우로 요리한 안심 스테이크였다. 폴렌타 크림과 민트소스를 곁들였다.

박 셰프의 모든 요리에는 와인이 쓰인다. 와인을 이용해 소스를 만들거나, 와인을 4~6시간 동안 끓여 요리의 기본이 되는 육수를 만든다. 푸아그라와 메인요리에도 와인으로 만든 소스가 곁들여져 프랑스 특유의 깊은 맛을 냈다.

디저트로는 바닐라수플레가 나왔다. 박 셰프의 대표 디저트다. 달걀흰자와 커스터드 크림을 넣고 구운 것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난다. 수플레는 번거로운 요리다. 그는 “조금만 시간을 못 맞춰도 모양이 흐트러지고 본연의 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든 요리는 김영환 도예가가 만든 접시에 담겨 나온다. 비앙에트르에서는 가격표가 붙은 도자기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김 도예가의 작품이다. 화분 하나에 12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초저녁부터 시작한 식사였는데 코스를 모두 마치고 나니 어느덧 날이 저물었다. 박 셰프는 “코스요리를 즐기는 데는 보통 2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앙에트르에는 삼청동 인근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주로 온다. 대기업 CEO의 비즈니스미팅 장소로도 인기다. 별도의 룸은 없지만 정통 프랑스식 요리를 맛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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