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챈스’ 폴 포츠에게 찾아온 행운보다 더 중요한 것

입력 2014-03-18 07:58  


[최송희 기자] 누구에게나 한 번쯤 기회가 오기 마련. 하지만 그 기회는 오직 준비된 자만이 즐길 수 있다.

영화 ‘원챈스’(감독 데이빗 프랭클)는 어릴 적부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이가 부러지고, 교통사고로 전신에 깁스를 하는 등 갖가지 불행을 겪어온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페라를 사랑하는 어머니와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버지 사이에서 음악에 대한 갈증으로 허덕이던 이 남자는 단 한 번의 기회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바로 2007년 영국에서 방송된 ‘브리튼즈 갓 탤런트’로 일약 스타덤에 오린 오페라 가수 폴 포츠의 이야기다.

영화 속 폴 포츠(제임스 코든)는 어릴 적부터 오페라 가수에 대한 열망을 가졌지만 소심한 성격과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으로 오페라에 대한 꿈을 접고 핸드폰 판매원으로 하루하루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매일 비슷한 일상 속,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폴 포츠는 우연한 계기로 마을 클럽의 장기자랑 대회에서 오페라로 우승해 그 상금으로 음악학교에 입학한다.

일평생 존경해마지 않았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폴 포츠였지만 너무도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연발, 파바로티에게 혹평을 받는다. 오페라 가수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 여겼던 파바로티와의 만남이 실패에 그치자 그는 더욱이 자신감을 잃고 점점 더 꿈에서 멀어지게 된다.

‘원챈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인만큼, 별 다른 기교 없이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담담한 어조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어떤 과잉 의식도 담고 있지 않다.

물론 ‘원챈스’ 말고도 실제 인물이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많다. 그리고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은 많은 대중이 알고 있는 만큼 실망감을 자아내기도 쉬운 것이 사실. 하지만 영화 ‘원챈스’는 폴 포츠의 일대기를 그리는 대신 가족 간의 관계, 이해와 믿음, 그리고 사랑의 감정들을 상냥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화 속 아버지와 아들, 아내와 남편의 오해와 갈등이 풀어지는 과정은 ‘원챈스’가 말하는 기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폴 포츠를 전면에 세워 그의 성공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기를 원했던 관객들은 ‘원챈스’의 시선이 조금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영화는 행운과 ‘브리튼즈 갓 탤런즈’의 활약보다 그의 주변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영화는 폴 포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오로지 그에게 시선을 집중하기 보다는 주위 인물들에게도 따스한 시선을 던지며 마치 우리의 인생에 녹아든 이들을 세세히 그려내고 있다.

특히 폴 포츠와 줄스(안렉산드라 로치)의 풋풋한 연애와 서로에 대한 믿음, 응원의 메시지는 관객들의 부러움과 동시에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 두 사람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상황들은 런닝타임 동안 관객들의 ‘힐링’을 도울 것이다.

이런 ‘원챈스’의 따듯한 시선과 용기에도 불구, 영화는 이따금씩 정체성을 잃는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음악 영화와 휴먼드라마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원챈스’는 런닝타임 106분 간 다소 중구난방 이뤄지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폴 포츠의 삶 자체가 워낙 우여곡절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주변 인물이며 그가 직면한 상황 등 너무 많은 것들 들여다보려는 데이빗 프랭클의 실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챈스’가 가진 온도는 상당히 따듯해서 시종일관 힐링과 응원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마지막에 등장하는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심사평은 실제 방송분을 가져다 쓴 것으로, 그 당시 시청자들과 심사위원이 느꼈을 감동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엔딩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폴 포츠의 ‘브리튼즈 갓 탤런트’ 오디션 영상을 삽입해 당시 그가 가진 호소력과 순수한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

영화 ‘원챈스’에는 세계적 오페라 스타인 폴 포츠의 행운에 주위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가 단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수없이 부딪쳤던 불행과 시행착오, 그를 따듯하게 돌봐주는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애정이 녹아있다.

한편 ‘원챈스’는 13일 개봉해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 (사진제공: NEW)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 [w위클리] 오렌지캬라멜, 어떻게 사로잡았습니까

▶ 이동건 가수 복귀선언 “올해 안에 앨범 발표할 계획”
▶ 소녀시대, 드디어 추사랑과 인증샷 “사랑아 여기 봐~”
▶ ‘스타킹’ 전국 떡볶이 명물 열전, 강호동 “쫀득쫀득해” 극찬
▶ [포토] 이상화 '스케이트 벗고 구두 신으니 보폭이 좁아져요!'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