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향·금융당국 주문에 대응
이 기사는 03월18일(11: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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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미국의 대도시에 보유하고 있는 항만터미널 지분을 1년 앞당겨 판다. 전날 한 국내 신용평가사가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으로 하향한 데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터미널(CUT)과 시애틀 항만터미널(WUT) 지분 49%씩을 매각하기로 하고 현대증권과 한국계 미국 증권사인 INTL FCStone 컨소시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법률자문에는 법무법인 광장, 회계자문에는 삼정KPMG를 내정했다. LA와 시애틀 항만터미널 매각주관사 경쟁에는 현대증권-INTL FCStone 외에 삼정KPMG와 BNP파리바, KB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자문사 선정을 마무리함에 따라 현대그룹은 다음주 초 매각회사와 자문사들이 처음으로 모여 매각구조와 일정을 논의하는 킥오프미팅을 열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상반기 이내에 LA와 시애틀 항만터미널 지분 매각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연기금 3~4곳과 해외 연기금 4~5곳 등 7~8곳의 재무적투자자(FI) 등이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배당을 원하는 연기금들의 인수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당초 현대그룹은 미국 항만터미널 지분을 내년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보니 신속한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구에 따라 매각시기를 1년여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국내 신평사인 한국신용평가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부적격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LA와 시애틀 항만터미널 지분이 상반기에 팔리면 현대그룹은 국내외 항만터미널의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게 된다. 현대부산신항만 지분 49.99%는 국내 벤처캐피털인 IMM인베스트로부터 3000억원을 투자받아 지난 14일 매각을 완료했다. 남은 해외 항만터미널인 로테르담 항만터미널(RWG)은 현지 당국 및 주주들과의 계약에 따라 5년 동안 팔 수 없다.
지난달에는 현대상선의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부를 IMM인베스트먼트에 1조1000억원에 팔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LNG사업부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해외 항만터미널 지분 매각시기도 앞당김에 따라 현대그룹의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말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와 현대상선 사업부문, 반얀트리호텔 등을 매각하고, 현대로지스틱스를 상장(IPO)시켜 3조3000원의 현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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