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대한항공, IBK 등 국내 은행서 5억달러 조달해 LA호텔 짓는다

입력 2014-03-20 11:40   수정 2014-03-20 15:03

IBK기업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5억달러 조달키로
총 10억달러 가운데 자기자본 20%, 나머진 모두 빚
재무구조개선 약정 맺은 산업은행 '나 몰라라'



이 기사는 03월18일(15:1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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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초대형 호텔을 짓기 위해 IBK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들로부터 5억달러를 신디케이트론 형태로 조달하기로 했다. 전체 건립 비용이 10억달러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대출로 충당하는 셈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윌셔 그랜드호텔의 재건축을 위한 대출 은행으로 IBK기업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대출 금액이 만만치 않아 IBK 단독으로 하기 보다는 IBK 주도로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셔 그랜드호텔 재건축 사업은 한진그룹이 항공에만 집중돼 있는 사업 구조를 호텔로도 넓기기 위한 시발점과도 같은 대형 프로젝트다. 당초 예정됐던 2011년에 첫삽을 뜨지 못하다가 지난달 콘크리트 타설 기념회를 시작으로 착공에 들어갔다.


한진그룹으로선 그룹 명운을 좌우할 중대 사업이지만 그룹 재무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2012년 말 대출액(회사채, CP 등은 제외)은 9조5656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32.11%에 달한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만해도 지난해 9월 기준 순차입금이 14조원 규모로 부채비율은 749.7%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는 등 부채 관리를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빚이 지나치게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채권은행과 부채 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약속을 하는 것으로 필요할 경우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도 단행해야 한다. 한진그룹이 LA 호텔 재건축 승인을 받아 놓고도 곧바로 착공을 시작하지 못한 것도 재무적인 부담 때문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한진그룹은 호텔 건설자금 10억달러 가운데 대한항공의 투자금은 절반 이하로 하고,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구할 것이라는 조달 계획을 밝혔었다. 이를 위해 2억달러 가량을 국내에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이미 마련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이 5억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밝힌 재무적 투자자는 다름아닌 국내 은행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주채권은행이자 한진그룹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있는 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진그룹의 부채가 줄기는 커녕 되려 늘어날 조짐이지만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막을 수는 없지 않냐”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호텔을 짓기 위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지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이 에스오일 지분을 약 2조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계획안을 내놓긴 했지만 돈 들어오는 것 대비 나갈 일이 더욱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한진해운을 계열 회사로 편입하면서 2500억원을 지원한 데다 최근 한진해운 실적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지원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 계획에 따라 2016년까지 매년 1.7조원 가량의 투자비도 지출해야 한다. 조양호 회장→정석기업→한진→한진칼→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그룹의 순환출자구도를 해소하기 위한 재무 부담까지 감안하면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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