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 단행한 3차 테이퍼링 숫자로 살펴보니...

입력 2014-03-20 11:56   수정 2014-03-20 18:07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Fed는 2014년 3월 미국시간 어제와 오늘 19일 이틀간 금융 ·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정례회의를 열고 3연속 자산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을 결정했습니다.

현재 양적완화 규모인 650억 달러에서 다음달부터 5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줄이는 게 이날 회의의 핵심 입니다. 연준의 결정과 이에 따른 시장의 동향을 숫자로 파악해 보았습니다.


★0 = 연준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2008년 12월부터 이어온 기준금리를 제로 (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1 = 이날 결정한 테이퍼링은 재닛 옐런 의장이 취임한 이래 처음 입니다. 앞서 두 차례 테이퍼링은 전임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며 ‘헬리콥터 밴’ 별명을 얻었던 밴 버냉키 의장이 물러나기 전 스스로 총대를 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버냉키는 작년 2013년 12월 말 1차 테이퍼링을 통해 채권매입 규모를 기존 850억달러에서 100억달러 낮춰 750억달러로 줄였습니다. 버냉키는 이어 퇴임 직전 1월말 회의에서 2차 테이퍼링으로 100억 달러를 추가로 줄여 채권매입 규모를 650억달러로 축소했습니다.

★3 = 이번 연준의 테이퍼링은 3차례 회의 연속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때문에 테이퍼링의 원래 의미에 잘 부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동사 Taper는 ‘점점 가늘어지다’ ‘끝이 뾰족해지다’ 뜻을 갖고 있지요.

2013년 5월 23일, 미국 연방의회에 출석한 밴 버냉키가 언급하면서 국내에서도 ‘보통명사’화한 테이퍼링 [Tapering]은 육상의 최장거리 종목 마라톤에서 쓰임새가 많습니다.

마라톤에서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한 선수가 강도 높은 훈련을 해오다 일정한 시기에 이르러서는 이의 수준을 크게 낮춘 뒤 이어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는 방법을 테이퍼링으로 부릅니다. 목적은 대회 당일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발 선상에 서기 위함이고요.

이 시기엔 뛰는 거리도 확 줄이고 음식물로는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주로 섭취하는 식입니다. 마라톤에서 테이퍼링이란 말의 탄생 배경이 흥미로운데요.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1만m 금메달에 이어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서 5000m, 1만m, 마라톤을 석권해 3관왕에 오르며 ‘인간기관차’란 별명을 얻은 체코 육상 선수 에밀 자토펙의 일화에서 비롯했다고 합니다.

자토펙은 1950년 유럽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해오다 부상을 입어 2주 정도 쉬었다고 합니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곧바로 나선 1만m에서 우승하고 이틀 뒤 열린 5000m에서도 우승자로 등극했습니다.

이 같은 자토펙의 '괴이한' 현상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이는 마라톤 등 육상 장거리 종목의 새로운 훈련법으로 승화됐다는 설명입니다.

★6 =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그러나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재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상당 기간을 테이퍼링 종료 후 6개월이 되는 시점이라고 풀이하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의 종료 시기로 올해 말을 꼽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2015년 6월경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6.5 = 연준은 이날 단기금리 인상 시점을 종전 실업률 목표치인 6.5%와 더 이상 연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는 미국 실업률은 지난 석 달간 6.6∼6.7%로 나타나 금리 인상과 실업률의 연계가 사실상 의미를 잃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실업률을 6.1∼6.3%로, 지난해 12월 발표치 6.3∼6.6%보다 하향조정했습니다. 특히 내년 2015년엔 5.6∼5.9%대, 내후년 2016년의 경우 5.2∼5.6% 등 5%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네요.

연준은 “실업률 목표치 폐지에 따른 새로운 선제적 안내, 즉 '포워드 가이던스‘로 단기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고용 상황과 인플레이션, 경기 전망 등 '광범위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6 = 16명의 FOMC 위원 가운데 1명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며 13명은 내년 중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2명은 2016년 금리 인상 단행을 내다봤다는 보도입니다. 이들은 일단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애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올라가 내년 말 1%, 2016년 말 2.25%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100 = 연준은 이날 내달부터 현재 양적완화 규모인 650억 달러에서 다음달부터 550억 달러로 100억 달러를 축소키로 했습니다.

★300 = 연준은 2012년 9월부터 매달 국채 450억 달러와 모기지 (주택담보부채권) 400억 달러 등 총 85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3차 양적완화 (QE3) 정책을 써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열린 세 차례 회의에서 국채와 모기지채 매입 규모를 각각 300억 달러, 250억 달러로 150억 달러씩 줄임으로써 전체 양적완화 규모는 넉 달 새 총 300억 달러가 감소했습니다.

★1만6223.39 = 연준의 3차 테이퍼링 단행의 결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12.80, 0.69% 내린 1만6223.39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 S&P 500지수는 전장대비 11.46 (0.61%) 하락한 1860.79로 마감했으며 나스닥종합지수도 전일 보다 25.71 (0.59%) 내린 4307.60에 장이 끝났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같은 날 나온 미국의 4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14년래 (1999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통계도 약발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날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지속은 우리나라 시장에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20일 전 거래일 1937.68 보다 3.53포인트 (0.18%) 내린 1934.15에 출발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542.25)보다 0.85포인트(0.16%) 내린 541.40에 시작점을 찍었고요.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일 1070.5원보다 5.5원 오른 1076.0원에 출발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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