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봄날 눈물이 난다…황사, 너 때문에

입력 2014-03-22 03:02   수정 2014-03-22 05:18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바람에 섞인 모래·중금속, 호흡기로 들어오면 폐질환 유발
마스크 안에 물티슈 덧대거나 맹물로 씻고 렌즈 대신 안경써야



[ 이준혁 기자 ] 지난 18일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올봄 들어 첫 황사(黃砂)가 나타났다. 지난 겨울 중국발(發) 미세먼지로 국내 대기오염이 극심했던 데 이어 봄철(3~5월) 황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기상청은 올해 황사가 예년보다 더 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북부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 황사’도 우려된다. 황사와 함께 꽃가루나 중금속 알레르기도 심해질 전망이다.

건장한 성인도 방심 말아야

황사는 철 칼슘 규소 등 모래 성분과 중국 산업화로 인한 카드뮴 알루미늄 납 구리 등 중금속, 발암물질 등을 내포하고 있다. 호흡기에 각종 유해물질이 유입되면서 기관지 폐 등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해 기관지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렴, 비염 등을 악화시킨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과 어린이들도 문제이지만 사회생활로 외출이 잦고 흡연을 많이 하는 성인 남성도 방심해선 안된다. 건강한 사람도 유해물질이 호흡기를 자극해 유발하는 과민반응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두통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천식 기관지염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한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황사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까지 들어 있다.


노약자 환자는 특히 조심

황사나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원래 있던 병이 더 악화돼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에서 노인 6만51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졌을 때 심근경색과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병이 없는 노인보다 사망률이 각각 2.7배, 2.0배 더 높았다.

특히 황사 바람 속에 포함돼 있는 중금속은 세포의 재생력을 떨어뜨릴 정도로 인체에 해롭다. 눈에 중금속이 들어가면 ‘각결막상피세포’를 손상시켜 안구건조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자극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봄날에 계속 눈이 가렵고 눈물이 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황사 속에 섞인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쌓이면 목이나 코가 매우 건조해지고 가렵다.

노인이나 아이들은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재채기가 계속 나오고 맑은 콧물이 흐르거나 코막힘이 여러 날 지속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 숨 쉬면 황사 90% 감소

황사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막으려면 우선 숨쉬는 방법에 신경써야 한다. 평소 비염으로 코가 막혀 있는 사람도 코로 숨을 쉬도록 노력해야 한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로 호흡하면 입으로 숨 쉴 때보다 호흡기에 들어와 쌓이는 황사가 90% 정도 감소한다”고 말했다.

황사나 미세한 꽃가루 입자는 일반 마스크로 걸러지지 않는데, 외출할 때는 반드시 의약외품인 황사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또 마스크와 얼굴 사이에 틈이 생기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얼굴에 딱 붙게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반 마스크 안쪽에 물티슈를 대고 착용해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강 교수는 “일반 마스크 안에 물티슈를 덧대면 차단 효과가 생기고, 호흡할 때 습기가 공급돼 섬모의 필터 기능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수분 크림을 듬뿍 바르는 게 좋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피부는 황사의 자극을 받으면 매우 건조해지고,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피부염의 활성도가 더 높아진다”며 “황사철에는 무엇보다 피부 보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렌즈 대신 안경으로 바꿔야

황사나 꽃가루로 눈이 충혈되거나 따끔거리면 세안할 때 물로 눈을 헹궈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반드시 생리식염수나 인공누액을 넣어야 한다. 김진국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맹물을 쓰면 눈에 이로운 ‘눈물’까지 씻겨 내려간다”며 “생리식염수 대신 소금물을 엷게 타서 눈을 씻는 사람도 있는데, 안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금물”이라고 말했다.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은 황사나 꽃가루가 날릴 때만큼은 안경으로 바꿔야 한다. 렌즈와 안구 사이에 미세한 입자가 들어가면 마찰로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어서다.

전문의들은 황사가 오면 되도록 3세 이하 유아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은 “세 살까지는 기관지가 미성숙한데다 크기도 작아 황사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쉽게 자극돼 호흡기 질환이 급성으로 나타나기 쉽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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