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돈 들여 따박따박 임대수익…오피스텔·상가·분양형 호텔 '군침 도네'

입력 2014-04-02 07:01  

실질금리 제로 - 부동산도 대안이다


[ 박종서 기자 ]
실질금리 제로 시대의 투자 대안은 뭘까. 수년간의 침체를 깨고 모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주요 대안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 봄기운이 돌고 신규 분양 시장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른 전세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상가,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변화는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저금리 역시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돈을 융통하기 쉬워지면서 부동산에 돈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고 저금리만 믿고 투자에 나서기에는 곳곳에 위험성이 남아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일부 상품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에서 ‘고수익의 축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이제 찾기 어렵다”며 “비용을 제외하고 시장 이자율보다 1.5배 정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처로 볼 만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관심 많은 오피스텔

저금리 시대에 가장 관심이 많은 상품은 상가를 포함해 오피스텔, 서비스드 레지던스 등이다. 또박또박 임대수익이 생기고 소액 투자가 가능한 상품들이다.

먼저 오피스텔은 다가구주택이나 도시형 생활주택과 달리 대체적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주차장 여건이 좋아 임대 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최근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는 곳은 위례 마곡 등 서울지역 택지지구다. 이곳에는 신규 분양도 많다. 마곡지구에서 6500실 가까운 물량이 나오고 위례신도시에서도 하반기부터 분양을 예고했다.

문제는 공급 과잉이다. 최근 수년간 분양 물량이 너무 많다 보니 공실 우려가 높아졌다. 임대 목적 부동산은 한 달만 세입자를 찾지 못해도 연간 수익률이 10% 가까이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도 공급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면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며 “급한 마음에 투자에 나섰다가는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소액 투자로 인기를 끄는 부동산은 서울과 제주도 등에서 공급이 잇따르는 ‘분양형 호텔’도 있다. 오피스텔처럼 1억원대에 객실을 분양하는 게 특징이다. 객실을 분양받으면 오피스텔처럼 매달 일정액의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 운영은 호텔 전문업체가 맡고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분양형 호텔도 단기간에 공급이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입지 여건과 분양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금이나 분양 후 몇 년간 수익을 보장하는 조항은 조심해야 한다. 이런 약속은 운영 회사가 망하는 순간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이든 주택이든 임대사업을 하겠다면 지난달 26일 발표된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는 월세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힘들어지는 만큼 이런 점까지 감안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상가 배후에 2000가구 넘으면 유망

상가를 고를 때는 상권을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상가 투자와 관련해 “아파트 투자와는 다른 시각에서 입지와 투자 요건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가 유망한 5대 상권으로 △대학 상권 △문화 상권 △오피스 상권 △아파트 상권 △역세권 상권을 꼽았다. 이들 5대 상권 중 2개 이상이 겹치면 유망한 상권이라고 봤다.

예를 들어 대학 상권은 움직이지 않는 상권으로 고정 수요가 꾸준하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외부에서 오는 인구가 많은 문화 상권이 결합되면 임대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홍대와 대학로 일대다. 아파트 상권은 배후 수요가 충분한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주변 상권을 유망하다고 봤다. 단지내 상가나 근린상가를 얻을 때 참고할 만한 수치다. 역세권 상가는 지하철과 버스가 교차하는 경우가 좋은데, 2개 이상의 노선이 교차하는 더블 역세권을 추천했다.

자금에 여유가 있으면 빌딩 투자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일선 기업들도 그동안 미뤄왔던 사옥용 빌딩 매입에 나서고 있고 작년 하반기 이후에는 10억~30억원대 소형 빌딩 투자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빌딩 거래가 작년 동기 대비 1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은퇴한 베이비부머와 자녀에게 증여를 원하는 부모들이 빌딩을 찾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심이 높은 매물은 안정성이 높은 역세권 빌딩이다. 빌딩 중개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 외에 마포 이태원 등지의 소형 빌딩도 관심 대상”이라며 “인근의 상권 활성화로 안정적 임대수익은 물론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 시장, 재건축 시장에 ‘햇살’

주택 시장은 신규 분양 시장과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온기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 최대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주공 1단지에는 매수 문의가 잇따랐다. 작년 하반기에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다.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높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활발하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호가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이 나온 이후 3.3㎡당 최대 4000만원까지 뛰었다. 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와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 완화 등 규제 철폐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여기에 저금리의 매력이 더해진 결과다.

분양 시장도 만만치 않다. 실수요자가 움직이면서 투자자까지 가세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민간 아파트 분양권 매매 제한 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줄어들고, 과거 주택 보유 이력이 있는 5년 이상 무주택자도 연 1~2%대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인 ‘공유형 모기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요소들은 분양 비수기인 2월에도 청약 열기가 나타났다. 전국에서 공급된 14개 단지 중 절반이 넘는 8곳이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위례신도시 ‘엠코 센트로엘’의 경우 평균 12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런 모습만 보면 주택 시장이 완연하게 살아난 모습이다. 투자에 바로 나서도 되는 것일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영진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은 “전셋값 급등에 따른 전세입자들의 ‘매수세 전환 에너지’만으로는 주택 시장 회복이 이뤄질 수 없다”며 “경기 회복 신호가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해야 주택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주택 시장의 본격 회복세는 봄 이사철을 지나봐야 확실히 드러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다만 실수요자라면 신규 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의견도 많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택은 실거주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유지 보수비도 적게 들고 만약의 경우 되팔기도 쉬운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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