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SKT "따라올테면 따라와봐?"…LG유플러스와 4차전 돌입

입력 2014-04-02 13:56   수정 2014-04-02 13:59

"따라 올테면 따라와봐. LG유플러스 TV 광고에서 외치는 문구가 바로 '팔로우 미(Follow me)' 입니다. 경쟁사가 제발 따라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경쟁력에 자신감이 있다는 얘깁니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이 2일 기자 간담회에서 "LTE 무제한 요금제의 결정판을 내놓겠다"며 자신있게 한 말이다.

그러나 불과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부회장의 얼굴은 사색이 됐다. SK텔레콤이 모든 언론사에 'LTE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기 때문이다. LTE 데이터와 음성, 문자, 멤버십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두 통신사간 차이가 거의 없다.

축제 분위기였던 LG유플러스 기자간담회 장은 순식간에 성토장이 됐다. 유필계 부사장은 긴급히 마이크를 잡고 "해당 요금제는 3개월 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해서 결정한 것"이라며 "3위(LG유플러스)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서비스를 1위(SK텔레콤)가 베꼈다"고 주장했다.

"경쟁사 CEO가 나와 기자간담회를 하는 중에 이렇게 보도자료를 뿌리는 것은 상도의가 아니다", "경쟁사가 (요금제 서비스를) 따라 왔을때 통신 품질이 과연 어떨 것인가, 이로 인한 트래픽 증가 등에 대한 준비가 과연 돼 있는가 의문이 있다" 등 목소리도 커졌다.

SK텔레콤은 "인가 사업자이기 때문에 동일한 요금제를 내놓는데 있어 오히려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무제한 요금제 틀은 원래 갖고 있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발표는 시기상 문제였을 뿐"이라고 맞받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충돌은 한 두 번이 아니다. KT가 황창규 호(號) 출범으로 전열을 가다듬는 동안 두 통신사는 올해 초부터 '보조금 대란'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떳다방' 보조금을 풀고, 경쟁사에 가입자를 뺏기면 즉시 대응하는 '불바다' 보조금, 개통 가능시간이 지나더라도 다음날까지 밤새 예약가입을 접수받는 '뻗치기' 등 방식을 통해 보조금을 쏟아부었다는 폭로도 이 때 나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보조금 살포를 주도한 통신 사업자로 동시에 지목하고, 미래부에 이어 각각 7일, 14일 영업정지를 추가 의결한 상태다.

그러나 영업정지 기간에도 두 통신사의 무리한 마케팅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업정지 기간 중에 전국 본사 직영점에서 예약 가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단독으로 영업하고 있는 SK텔레콤은 '30년 장기 고객을 주주로 모시겠다'고 밝혔으나 증정한 주식 수는 단 1주다.

통신사들은 시장 점유율(M/S)을 염두에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SK텔레콤 50%, KT 30%, LG유플러스 20%'의 점유율 경쟁를 오히려 언론에서 부추기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3개 사업자가 동시에 줄다리기를 하다보니, 실제 경쟁은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 부회장은 이날 "통신사들이 연간 8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푼다"며 "더 이상 이전투구(泥田鬪狗)가 아닌 따뜻한 경쟁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세 통신사간 실제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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