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소비세 인상은 실로 17년 만이다. 사회보장 비용을 충당하고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소비세 인상은 역대 정권의 무덤이라고 할 만큼 민감한 이슈다. 17년 전 소비세를 올리면서 경기 침체를 겪자 당시 하시모토 총리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베노믹스 덕으로 경기는 완연한 회복세다. 엊그제 일본은행이 발표한 대형 제조업체 경기체감 지수인 1분기 단칸지수는 22년 만의 최고였다. 3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나 늘어났고 자동차 판매도 17% 증가다. 닛케이 설문조사에서 소비세 인상 이후 가계 지출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51%로 절반을 넘고 있다. 금융완화로 시중에 자금이 풍부한 것도 하시모토 때와 다르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에도 불황탈피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원가를 절감하고 신상품을 개발하며 각종 마케팅 전략으로 신시장을 창출한다. 결국 소비세 인상의 성패는 이런 기업가들의 혁신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주가가 오르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일본의 소비세 인상이 국내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은 미지수다. 일본 시장은 한국 기업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시장의 부활을 한국 기업만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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