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정든 마포 떠나며…마을잔치 여는 송영중 이사장 "울산으로 떠나기 전, 식당 외상값 다 갚아라"

입력 2014-04-04 21:18   수정 2014-04-05 04:15

좋은 터에서 이웃 도움으로 성장
정든 주민들에 인사하는게 도리



[ 백승현 기자 ] 오는 14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특별한 마을잔치가 열린다. 내달 3일 32년간 정들었던 마포를 떠나 울산으로 이전하는 산업인력공단이 마을 주민을 초청해 감사인사를 전하는 행사다.

4일 산업인력공단에서 만난 송영중 이사장(사진)은 “1982년 이곳에 공단 건물이 들어섰을 때만 해도 한강이 내려다보일 정도로 마포는 허허벌판이었다”며 “우리 직원뿐만 아니라 서점, 식당 등을 운영하는 지역 주민에게도 공단은 향수가 어린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옛말에 터가 좋아야 일이 잘된다고 했는데, 산업인력공단도 좋은 터에서 따뜻한 이웃들의 도움으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며 “정든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떠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행사 이유를 설명했다.

산업인력공단은 1981년 12월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법 공포에 따라 직업훈련·자격검정 기관으로 1982년 마포에 자리를 잡았다. 1989년 한국직업훈련학원(현재 한국기술교육대)을 설립하고 2006년 기능인력 양성사업을 한국폴리텍대에 넘겨 준 뒤, 연평균 330만명을 대상으로 기술자격 475종, 전문자격 37종의 검정을 수행해 온 국가 자격증 발급 대표기관이다. 올해부터는 일·학습 병행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등 국정과제 수행기관으로 지정돼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공약’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을잔치에는 박홍섭 마포구청장과 주변 지역 동장 외에 공덕시장상인회, 검정서적 서점·식당 상인, 경로당 어르신, 지역 주민 200여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인력공단은 손님들에게 줄 기념 타월 등 선물도 준비했다.

이날 ‘공단은 1982년 3월18일부터 이곳 공덕동에서 32년간 기업과 근로자의 동반자로서…’로 시작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옛터’ 표지석도 공단 입구에 세운다. 표지석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이재순 명장(석장부문)이 제작해 기증한다.

송 이사장은 최근 415명 전 직원에게 ‘특명’을 내렸다. “울산으로 떠나기 전 주변 식당 외상값을 모두 갚으라고 했지요. 시골에 있는 땅을 팔아서라도 말이죠. 공단 이전이 서운하다며 울산으로 따라오겠다고까지 하는 이웃들인데, 그분들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되잖아요.”

공단과 함께 있던 한국폴리텍대 법인본부는 6월 인천 부평 옛 안전보건공단 자리로 옮기고, 산업인력공단 서울지역본부와 상설시험장은 오는 10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옛 경찰수사연구원 자리로 이전한다. 2010년 서울시가 1765억원에 매입한 현재 공단 터는 아직 용도가 결정되지 않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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