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베트남의 교훈

입력 2014-04-06 21:29   수정 2014-04-07 04:37

성세환

전쟁과 같은 오늘날 기업 간 경쟁
강인한 정신무장이 승리 지름길



지난주 베트남에 다녀왔다. 이번 방문 목적은 베트남 학생의 부산 유학을 지원하는 데 있었다. BS금융그룹과 부산지역 5개 대학은 베트남 고교 졸업자를 선발해 우리 대학 학부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필요한 학비 전액과 기숙사 체재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유학생들이 졸업하면 부산은행 호찌민 사무소의 현지 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큰 변화를 이끌어내듯 이번 사업이 베트남과 부산의 상호발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베트남 하면 아직도 전쟁이 떠오른다. 나는 베트남전쟁이 막바지에 달했던 1973년 젊은 패기를 앞세워 해병대에 자원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해병대는 청룡부대가 베트남에서 연전연승의 신화를 남기며 용맹을 떨쳤기에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 시절은 우리나라와 베트남 모두에게 다시 반복되서는 안 될 아픔과 상처의 시간이었다.

베트남은 미국과의 전쟁뿐 아니라 수많은 전쟁을 겪은 나라다.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식민지배에서 벗어났고, 중국과의 전쟁에서는 국경을 지켜냈다. 전 세계가 주목했던 미국과의 전쟁에서도 결국 승리했다. 하지만 지금 베트남 사람들은 다시 전쟁이 벌어진다면 일방적으로 패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군사력이나 무기 때문이 아니다.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국민적 단합과 강한 정신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오늘날 기업 간 경쟁은 전쟁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도 전쟁을 방불케 한다. 기업은 기술을 개발하고 학생들은 ‘스펙’을 쌓으며 남보다 앞선 무기를 확보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에서는 무기가 좋다고, 군사가 많다고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치란수야(治亂數也) 용겁세야(勇怯勢也)’. 수에서 밀린다고 생각하면 질서 있는 대오가 무너지고, 세에서 밀린다고 생각하면 용맹한 병사도 겁쟁이가 된다. 역사상 최고의 병서로 통하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이다. 지는 싸움이라고 생각하면 실제로도 진다. 정신적으로 이미 졌기 때문이다.

전쟁의 승패는 싸우기 전에 결정된다. 패배의식과 나약한 정신으로는 최고 수준의 전력을 발휘할 수 없다. 냉혹한 생존 전쟁터에 가장 필요한 것도 ‘다시 한번 해보자’는 정신무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성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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