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酒의 고향, 구이저우

입력 2014-04-07 07:00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라 불리는 마링허 협곡엔 100개 넘는 폭포수가 쏟아지고


[ 유재혁 기자 ] ‘흥미롭다는 것의 첫째 형식은 변화를 좋아하는 것이고, 둘째 형식은 반복하고 싶은 것이다.’ 중국 구이저우성(貴州省) 서남부 싱이(興義)시 동쪽에 있는 마링허(馬嶺河) 협곡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달리면 만나는 완펑린(萬峰林). 평지 위에 솟구친 봉우리들이 끝없이 내달리는 장관 앞에 서니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의 명언이 문득 떠오른다.

천하의 기이한 경관, 완펑린

나한봉, 보검봉 등으로 불리는 봉우리가 1만개라 해서 붙여진 완펑린은 중국 시인들이 ‘천하의 기이한 경관’이라고 상찬한 곳. 완펑린은 동서 양방향으로 나뉘어 동펑린과 서펑린으로 불린다. 양측에는 150~300m 높이의 기묘한 바위산이 무한대로 펼쳐져 있다.

관광객들은 전동카트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리다 잠깐씩 멈추고 경관을 카메라에 담는다. 봉우리에 바짝 다가가니 그 앞에 농촌 마을이 나타난다. 이곳 농민들은 주로 벼나 유채 등을 재배한다.

완펑린은 ‘마링허 협곡’의 중하류에 있다. 마링허 협곡은 중국인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라고 부른다. 깊은 협곡이 마치 칼로 깊숙이 베어 놓은 듯해서다. 협곡에는 최대 300m 높이의 암벽들이 70㎞나 이어져 있다. 일반 관광객들은 이 중 1.7㎞ 트레킹 코스를 체험할 수 있다.

폭포를 지나 마링허 협곡 트레킹

암벽 옆쪽의 좁은 길을 따라 걷는다. 협곡의 수량은 풍부하다. 한여름 협곡에는 100개 이상 폭포들이 쏟아진다. 다른 계절에도 10개 이상 폭포가 늘 흘러내린다고 한다. 탐방객들은 때로 폭포 아래를 통과하기도 한다. 시원한 물보라가 안면을 살짝 두들기는 체험은 근사하다. 물보라가 카메라에 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암벽에는 바위들이 양치식물처럼 자라고 있다. 석회암이 침식된 카르스트 지형에서 탄산칼슘 성분이 녹아내리며 굳기 때문이다. 그 옆에는 작은 나무와 이끼 등이 자라난다.

계곡물은 흙탕물이라 처음에는 약 아쉬웠다. 하지만 오히려 원시적인 힘이 느껴졌다. 여름철에는 협곡에서 래프팅도 할 수 있다.

마링허 협곡에서 동북쪽 구이양(貴陽) 방향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황궈수(黃果樹)폭포가 내닫는다. 높이 74m ,너비 81m로 중국 최대 규모 폭포다. 대폭포를 중심으로 18개의 폭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풍부한 물줄기가 장쾌하게 쏟아진다. 명나라 때 서하객이란 여행가는 대폭포에 대해 “진주를 두드리고 옥을 깨뜨리듯, 물방울들이 마구 튀고 물안개가 하늘로 솟구치면서 장관을 이룬다”고 썼다.

은목걸이 폭포는 집채만한 바위더미 위로 물줄기가 콸콸 쏟아져 내린다. 그 광경을 보면 막힌 속이 뻥 뚫린다. 황궈수폭포 근처에는 룽궁(龍宮)이란 종유석 동굴이 있다. 길이가 15㎞에 달한다. 물이 흐르는 동굴로는 중국에서 가장 길다. 나룻배를 타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온갖 형태의 종유석을 만날 수 있다.

소수민족 천국, 마오타이주의 본고장

마링허 협곡에서 동북쪽으로 4시간 정도 차를 달리면 구이저우성의 성도 구이양에 도착한다. 해발 700m 고지에 있는 구이양은 조선시대 ‘유배’와 같은 뜻으로 사용된 ‘귀양’의 어원이다. 면적의 70%가 산악지대인 구이저우와 구이양은 예로부터 유배지로 명성을 날릴 만큼 오지였다. 그러나 이제 구이양은 인구 430만명의 대도시다. 지난해에는 신공항과 고속도로들이 완공됐다.

구이저우에서는 자연경관뿐 아니라 먀오족(苗族) 등 36개 소수민족 마을에서 독특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이곳의 최대 소수민족인 묘족 마을은 구이양 동쪽에 있다. 결혼식 때 화려한 은장식 예복을 입는 묘족은 약초를 이용해 상처 치료제 등을 만드는 기술로 유명하다.

이족은 술을 잘 마셔서 중국 기업의 술상무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강족은 호흡기관이 특별해 중국 정부가 비물질문화재로 지정했다. 입으로 숨을 내쉬는 동시에 코로 숨을 들이마실 수 있어 마라토너들이 많다고 한다. 뚱족은 전체 200명밖에 안 되지만 고유 언어와 문자를 갖고 있다. 또 구이양 동북쪽에는 중국 최고의 명주 마오타이주의 본고장도 있다. 53도짜리 마오타이주는 입에서 술내가 안 나고 몸에서 술 향기가 나는 술로 이름 높다.

여행팁

◈구이저우 넓이와 역사는=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구이저우성의 면적은 한국의 2배 정도인 17만㎢에 이른다.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이 20만 대군을 보내 당시 소수민족들이 살던 이곳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금 산지이기도 하다.

◈날씨는=초봄부터 늦가을까지 기후는 한국과 비슷하다. 위도상 남쪽이지만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 그러나 한겨울에는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한여름에도 30도를 넘지 않는다.

◈상품은=티웨이항공이 다음달 17일부터 인천~구이양 간 전세기를 매주 3차례 띄운다. 트레블비즈(02-6091-7107)는 이 항공편과 연계해 목, 토요일 출발하는 5박7일 상품과 화요일 출발하는 4박6일 상품을 판매한다.

◈항공편은=상하이를 경유해 성도인 구이양으로 가면 된다. 동방항공(1661-2600)은 상하이~구이양 노선을 하루 4편 운항한다. 김포나 인천에서 상하이까지는 하루 6편 운항한다. 중국국가여유국 한국지사 (02)773-0687

구이양=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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