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비경, 내 체력엔 어디가 좋을까

입력 2014-04-07 07:10  

어린이·노인도 갈만한 형형색색 100개의 표정 주자이거우

등산경험 있다면 하늘로 기암괴석 솟구치는 장자제

체력 자신 있다면 영화 '아바타' 배경된 황산으로

구름바다 위로 솟아오른 화산…화가가 붓을 들게 만드는 황산



복잡한 도시에서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단어는 여유, 벗어남, 멈춤과 같은 것들이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가 힐링의 시작이다. 맛난 음식을 즐기고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도 좋고, 빼어난 경치 속에 마음을 내려놓는 여행도 좋다. 천하 비경으로 손꼽히는 중국의 3대 풍경구는 그런 점에서 가히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이라 할 만하다. 각자 체력에 따라 대륙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코스로 떠나보자.

초보코스 주자이거우

주자이거우(九寨溝) 풍경명승구는 100번을 찾아도 100가지 다른 표정으로 이방인을 반기는 곳이다. 720㎢에 이르는 방대한 계곡 곳곳에 100개가 넘는 호수가 저마다 빛깔과 농도를 달리한다. 이들 호수는 시간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볼 때마다 각기 다른 빛깔을 발산하는데 물에 포함된 석회 물질 때문이라고 한다.

주자이거우를 구성하는 3개의 계곡은 Y자 지형을 이루고 있다. 왼쪽이 쩌차거우(則査溝), 오른쪽이 르쩌거우(日則溝), 그리고 두 계곡이 합친 아래 계곡은 수정거우(樹正溝)로 불린다. 이 가운데 르저거우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징하이(鏡海)는 명칭 그대로 투명한 거울을 보는 영롱한 느낌을 선사한다. Y자 분기점에는 티베트어로 웅장한 장관이란 뜻의 ‘눠르랑(諾日朗)’ 폭포가 자리잡고 있다. 길이 350m, 폭 35m로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보성 녹차 밭을 옮겨온 듯한 계단식 지형에 에메랄드 빛 심연을 품고 있는 우차이즈(五彩池)는 가히 주자이거우 여정의 절정이라 할 만하다. 물에 투영된 비취, 파랑, 초록, 노랑, 보라 등 다섯 가지 색의 조화가 오묘하다. 3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녹은 만년설이 지표면을 지날 때 석회석과 탄산칼륨이 함께 섞이며 만들어낸 대자연의 마술이 절로 감탄스럽다.

이곳의 물속을 들여다보면 썩지 않은 나무들이 곳곳에 보이는데, 30년 이상 버려져 있지만 석회질과 낮은 수온 덕에 지금도 본래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호수가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신비로운 기운마저 느껴진다. 주자이거우는 가파르고 험준한 여느 풍경구와 달리 비교적 쉽게 둘러볼 수 있는 난이도 덕에 체력이 약한 여성이나 어린아이, 노인들도 욕심 낼 만하다.

중급 코스 장자제·화산

중국 최초의 삼림공원으로 지정된 장자제는 쒀시위, 톈쯔산 자연보호구와 함께 우링위안에 속해 있다. 한국인이 특히 즐겨 찾는 이곳은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돼 중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보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어느 한 곳 소홀히 할 수 없는 장자제의 풍광 중 압권은 그 옛날 ‘하늘로 통하는 관문’이라 명명된 톈먼산(天門山). 마치 경쟁하듯 하늘로 솟구친 날카로운 기암괴석들의 행렬이 끝없이 펼쳐지니 그 옛날 신선이 노닐던 곳이 아닌가 싶다.

이곳의 드라마틱한 절경은 항상 물기를 머금고 있어 그림인지 실체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일년 내 습한 이곳 지역 특성 때문에 덤으로 얻은 여행객의 축복이라 할 만하다. 웬만큼 산행에 자신 있는 사람도 쉽게 엄두내기 어려운 장자제 풍경구를 가장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케이블카다.

아무리 강한 자극도 반복되면 무뎌지기 마련이지만, 총 길이 7455m에 달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35분
동안 이어지는 장자제의 절경은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그 옛날 고사성어인 ‘구절양장(九折洋腸)’이 여기서 유래됐나 싶을 정도로 산을 휘감아 올라가는 통천대로(通天大路)를 바삐 쫓다 보면, 문득 산 가운데 커다랗게 뚫린 구멍과 마주하게 된다. 마치 일부러 산에 구멍을 뚫은 듯한 천문동은 높이 131.5m, 폭 57m 천연 종유동. 곡예비행사가 비행기로 이 곳을 통과하는 이벤트를 벌이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해발 1300m의 천문산 중턱에 있어서 걸어 올라갈 경우 무려 999계단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천문동이지만, 하산할 때는 높이 335m의 세계 최대 관광용 ‘백룡’ 엘리베이터를 타면 1분50초 만에 현실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 워낙 순식간의 일이라 꿈을 꾼 듯 몽롱한 기분에 젖게 된다.

장자제와 비견할 만한 곳으로 중국 산시성 화산을 꼽을 수 있다. 해발 2154.9m로 중국 5악 중 하나인 서악이다. 이 곳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튼튼한 목장갑이나 미끄럼 방지 기능이 부착된 등산화는 필수다. 쇠사슬과 철 난간을 잡지 않고는 도저히 오를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른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 화산은 중국의 9대 일출명소로도 손꼽힌다. 해발 2090m, 동쪽에 있는 주봉(主峰)이라 동봉이라고 불리는 산 정상에 테라스가 있어 높고 험준하지만 탁 트인 시야를 허락하기에 해돋이 구경 장소로 제격이다.

상급 코스

황산(黃山)

‘화가는 붓을, 시인은 펜을 들게 만든다’는 천하의 절경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16세기부터 빼어난 산수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중국 수묵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을 얻고, 당나라부터 진나라에 이르기까지 이백(李白)의 시를 비롯해 무려 2만여 수의 시로 찬미했던 곳. 이렇듯 황산은 이름난 여행지 이전에 중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화적 보고다.

수 세기가 지난 오늘에도 황산의 문화적 자산은 여전히 건재하고 빛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바로 황산이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렇듯 아름다운 황산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허락한 건 10여년 전에 불과하다. 그간 문명의 위협에 훼손되지 않고 가치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었던 건 일반인들이 감히 엄두내지 못할 정도로 험준한 산새 덕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계절 각각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황산 풍경구에서 구름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낸 기암괴석(怪石)이 연출하는 장엄한 풍경이나 기송(奇松), 운해(雲海), 동설(冬雪), 온천(溫泉) 등 5대 절경은 ‘세상 끝으로 가는 계단’이라는 수식어가 과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험난한 지형을 자랑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케이블카가 설치돼 방문객의 고생과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황산의 중턱까지 오른 후 산행을 시작하면 시간과 체력을 절약할 수 있다. 황산의 서쪽에는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서해대협곡이 자리잡고 있는데, ‘서쪽의 구름바다’라는 이름에 걸맞게 구름과 안개가 조화를 이룬 모습이 장관이다. 황산의 절경을 더욱 빛나도록 돕는 조연이 있다면 구름과 안개다. 날씨에 따라 스펙터클하게 변화하는 황산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황산서 라운딩·유황온천·협곡 트레킹…中 8대 진미중 하나 휘주식 요리도 함께

세계 3대 트레킹 코스

황산은 수려한 자연 환경 외에도 다양한 레저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황산송백 골프장과 태평와호 골프장에서는 라운딩을 비롯해 삼림욕을 즐기기에 충분하며, 황산 기슭의 황산온천과 신안강변의 취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휴식하기에 좋다. 특히 이곳 온천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수은과 유황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천도봉, 연화봉, 서해대협곡은 트레킹 애호가들의 사랑을 한껏 받고 있는데, 네팔의 안나푸르나,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과 더불어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다.

중국 8대 요리

황산에 가면 중국 8대 요리 중 하나인 휘주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휘주식 요리는 재료가 신선하고 영양가가 높기로 유명하다. 오래도록 휘주식 음식을 먹으면 간, 신장이 튼튼해지고 장수한다고 알려져 있다.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 칡가루 완자, 석계요리, 석이버섯요리 등이 대표 요리다. 살짝 허기가 질 때는 구운 떡이나 모두부 등을 시식해 보자.

윤신철 여행작가 creact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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