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투자상품 전성시대, 붕어빵 펀드 싫다…'맞춤형 가입' 올 3배 급증

입력 2014-04-08 20:45  

공모펀드 수익률 낮아 '실망'
특정종목 기초로 운용하는
주문형 ELS 등 인기 많아
年수익률 19% 대박 상품도



[ 조재길/황정수 기자 ]
지난 1일 모 증권사 PB센터. 한 고객이 “기상이변으로 올해 농산물 값이 오를 것 같다”며 “콩과 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고 있었다. 최근 일선 증권사 PB센터의 직원들은 이처럼 고객 요구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만드느라 바쁘다. 거액 자산가는 물론 수천만원을 들고 찾아온 고객들도 자신만의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작해달라고 주문하기 때문이다.

◆PB들 “10억이면 펀드 설계”

맞춤형 금융상품의 종류는 다양하다. 사모펀드처럼 여러 명이 돈을 모아 투자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10억원 이상이면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들이 자금을 모아 특정 구조의 상품 설계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특정 종목을 기초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주문형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증권(DLS)으로 ‘1인용 상품’을 만드는 게 인기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중 특정 종목이나 상품을 편입할 것을 주문하는 지점운용형 랩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꼭 부유층만 맞춤상품을 찾는 것은 아니다. 우리투자증권이 2012년 선보인 주문제작형 금융서비스 ‘스마트 인베스터’엔 벌써 8600명이 넘는 투자자가 몰렸다. 스마트 인베스터 랩 잔액은 작년 말 100억원에서 이달 초 300억원으로 3배 늘었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투자 종목과 비율, 환매 시기 등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게 특징으로 최소 가입액은 5만원이다. 같은 방식의 맞춤형 펀드 역시 유입자금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맞춤상품 수익률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들은 채권 편입을 늘리고, 공격적인 투자자는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체로 비슷한 성향의 공모형 상품에 비해선 수익이 높다는 게 일선 PB들의 설명이다. 투자 및 환매 시기를 직접 결정할 수 있어서다. 유정섭 IBK투자증권 WM사업부문 영업본부장은 “맞춤형 펀드를 찾는 고객들은 대개 연 10~12%의 수익률을 원한다”며 “고객 17명이 종목 선정 과정에 직접 참여한 지점 맞춤펀드의 수익률은 1년간 19%를 기록 중”이라고 소개했다.

◆시장 변화에 발빠른 대응 장점

금융회사들이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을 쏟아내는 것은 3300여개에 달하는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했던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이규미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사모펀드로 몰리는 투자자 중 상당수는 일반 공모펀드로는 수익률이나 환매조건 등에서 개개인의 성향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맞춤상품은 투자자의 특성에 따라 입맛에 맞는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예컨대 6개월마다 조기상환하는 원금보장형 공모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3개월 상환 방식으로 바꿔 수익을 조기에 확정하는 식이다. 물론 수익률은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자금을 확보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자 및 환매 시기를 직접 결정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고객의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아져 상품 구성 요구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황정수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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