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트랙터가 5700만원까지 뚝…저렴해진 日농기계 수입 급증

입력 2014-04-08 21:30  

엔저에 가격 경쟁력 생겨
구보다, 지난해 최대 매출



[ 안재광 기자 ] 구보다 얀마 등 일본 농기계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엔저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커진 데다 수입 제품을 선호하는 귀농인과 기업형 농업경영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구보다, 사상 최대 매출

일본 최대 농기계 업체 구보다의 한국법인(한국구보다)은 지난해 16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21.5% 증가한 수치다. 2000년 한국에 법인을 세운 뒤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세웠다.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일본 얀마의 한국법인 얀마농기코리아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22억원과 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180% 급증하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면 한국 농기계 업체들의 매출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트랙터를 포함한 LS엠트론의 작년 농기계 매출은 7.9%, 대동공업은 7.5%, 동양물산기업은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국내 시장이 성장해서가 아니라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농기계 시장은 1조원 안팎으로 매년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엔저로 국산과 가격차 좁혀져

일본 농기계는 성능이 국산보다 다소 앞서지만 가격이 비싸 농민들에게 ‘그림의 떡’이었다. 동급의 국산 기계보다 20~40% 이상 가격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엔저와 일본 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 등이 겹치면서 국산과의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구보다 관계자는 “구보다의 95마력짜리 트랙터는 과거 신제품이 7000만원 이상이었으나 올초 내놓은 제품은 5700만원까지 가격을 내렸다”고 전했다. 동급의 국산 트랙터가 5000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격차가 거의 없는 셈이다.

◆부농·귀농인구 증가 영향도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국산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그래도 컸는데 나이가 젊고 기업형으로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은 외국산 제품에 거부감이 거의 없다”며 “가격 민감도가 낮은 골프장 등 레저시설에서 일본 농기계를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농기계 기업인 미국 존디어, 이탈리아 CNHi 등은 대형 위주여서 중소형 제품을 주로 쓰는 국내에서는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 밀 재배 등 ‘건식’ 농기계를 많이 쓰는 미국 유럽과 달리 일본은 벼농사 등 ‘습식’ 농업에 쓰이는 이앙기나 콤바인 등에 강점이 있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이앙기는 일본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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