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M&A, 오너 경영자들이 주도

입력 2014-04-20 21:25   수정 2014-04-21 04:07

위험 감수·장기적 안목서 투자 결정


[ 워싱턴=장진모 기자 ]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워런 버핏(벅셔해서웨이)·손정의(소프트뱅크). 이들은 모두 오너(최대주주) 겸 최고경영자(CEO)다. 또 다른 공통점은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3년 1월 이후 100억달러 이상 메가딜 15건 중 7건이 오너 경영자 손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경영자들이 ‘딜 메이커’로 나서는 것은 확실한 경영 지배권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이들의 ‘동물적 본능’이 더욱 발휘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너 경영자의 ‘베팅’

페이스북은 지난 2월 모바일 메신저업체 와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했다.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저커버그 CEO는 “와츠앱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한 달 뒤 가상현실 기기 제작업체 오큘러스(Oculus VR)를 20억달러에 인수함으로써 업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2012년 10월 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를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하루 만에 17% 폭락했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은 시장의 우려에 개의치 않고 인수작업을 밀어붙여 2013년 말 M&A를 성사시켰다. 손 회장은 곧바로 T모바일 인수에 뛰어들면서 통신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는 지난해 2월 사모펀드 3G캐피털과 함께 토마토케첩으로 유명한 식품업체 하인즈를 274억달러에 인수했다. 식품업계 사상 최대 M&A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컴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버트 CEO와 존 말론 리버티미디어그룹 CEO는 2월 타임워너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쳤다. 로버트 CEO가 시장 가격에 18%의 프리미엄을 제시해 경쟁에서 승리했다.

마이클 델 델컴퓨터 창업자 겸 CEO는 지난해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함께 델컴퓨터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16%에서 75%로 끌어올린 뒤 상장폐지했다. 다른 주주들의 눈치나 단기 성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회사를 새롭게 키우겠다는 전략이었다.

○‘동물적 본능’과 장기 안목

오너 경영자들이 딜 메이커로 나설 수 있는 것은 지분율의 힘에서 나온다. 컴캐스트가 타임워너 인수 경쟁에서 리버티미디어그룹을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단독 최대주주(33%)인 로버트 CEO가 452억달러라는 거액을 베팅했기 때문이다. 주주 구성이 분산돼 있는 이사회 구조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는 게 당시 월가의 분석이다.

메가 딜을 통해 덩치와 사업 분야를 끊임없이 확대하고 있는 벅셔해서웨이는 버핏 회장이 의결권을 33% 갖고 있다.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의결권 지분은 56%에 이른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지분을 19%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의사 결정이 빠르고 신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M&A 전문 법률회사 설리번&크롬웰의 프랭크 아킬라 파트너변호사는 “이사회와 경영진은 리크스 회피 성향이 강하게 마련”이라며 “한 명의 지배주주가 있는 기업들이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 파커 바클레이즈 M&A팀장은 “오너 경영자들은 단기적 전망에 연연해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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