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나빠진 은행들…확 바뀐 '점포 전략'

입력 2014-04-21 20:42   수정 2014-04-22 03:54

임대료 싼 2층으로 짐싸고 지점 줄이기 한창
기업·가계 영업점 합치고 직원 4명둔 '미니 점포'도



[ 김일규 / 박신영 / 박한신 기자 ] 국민은행은 전국을 기존 행정구역 대신 ‘블록’으로 나누는 작업에 한창이다. 블록은 거주 인구, 평균 소득, 기업 수, 매출 등에 따라 정해진다. 연말까지 ‘블록’을 완성한 뒤 기존 점포를 모두 재배치한다는 게 국민은행의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올해부터 구역 단위 영업을 시범실시한다. 여러 지점을 하나의 구역으로 묶어 포괄적인 영업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한 지점에서 개인 기업 외환 등을 일괄 취급했지만 구역 단위가 되면 특화된 영업이 가능해진다. 강남1구역 내 A지점은 기업금융, B지점은 개인금융 업무에 집중하는 식이다.


○지점 줄이고, 2층으로 이사하고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은행들이 새 ‘점포 전략’ 구상에 여념이 없다.

‘점포 수=영업력’이라는 인식이 이제 ‘점포=리스크’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이 급성장해 지점에 의존하는 기존 영업 방식의 효율성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은행들은 점포 유지비 절감 노력에 필사적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전체 350개 중 수도권 점포 50개를 연내에 줄일 예정이다. 500㎡ 이상의 대형 지점은 면적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도 190개 점포 중 56개를 상반기에 줄이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배달이 90%인 중국집에서 식당 테이블을 유지하는 것은 낭비”라며 “테이블 수(지점)를 줄여 배달 인프라(비대면채널)를 확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층 보다 임대 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2층 점포’도 늘고 있다. 국민은행의 1층 점포 비율은 2011년 말 63.1%에서 지난해 말 62.2%로 낮아졌다.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들은 건물 2층의 100㎡ 미만 ‘미니 점포’를 늘리고 있다. 점포당 직원도 4~6명으로 몸집을 가볍게 해 1~2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전략이다.

○가계·기업금융 영업점 통합

영업점이나, 점포 내 창구를 통합하는 방식도 일상화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기업점포와 가계점포를 합친 ‘금융센터’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159개였던 금융센터는 올 들어 185개가 됐다.

외환은행도 개인과 기업으로 나눈 ‘사업부제’를 폐지하고 두 업무를 합쳐 점포를 통합 중이다. 통상 1층에서 개인금융을, 2층에서는 기업금융을 했지만 두 층 중 하나를 폐쇄하거나 합치는 방식이다. 외환은행은 올해 350개 지점 중 10% 선인 36개 지점의 통합공사를 끝낼 방침이다.

지점 내 창구통합도 새로운 흐름이다. 영업점 내 개인상담과 기업상담 창구를 합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압구정로데오 등 서울 지역 10개 영업점에서 다음달부터 통합창구를 시범운영한다.

은행들의 이 같은 점포 전략 변화에 따라 작년 말 은행권 전체 점포 수는 7797개로 한 해 전보다 38개 줄었다. 은행 점포 수가 감소한 건 금융위기 후폭풍이 몰아친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

김일규/박신영/박한신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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